코스피 月거래액 중 개인 비율 12월 43.61%…5년 만에 최저
日평균 코스피 거래액도 11조원 대로 ‘뚝’
해외證 거래액, 코스피 3분의 1 수준까지 높아져
[챗GPT를 사용해 제작함, 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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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국내 증시를 향했던 개인 투자자의 수급이 ‘동학개미운동’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한때 70%대에 육박했던 코스피 거래액(매도액+매수액) 중 개인 투자자의 몫은 이달 들어 40% 초반까지 내려앉았다. 올여름 18조원을 바라봤던 ‘동학개미’의 일평균 코스피 거래액도 12조원 선이 무너졌다.
국장을 떠난 개미들의 자금이 미국으로 대표되는 해외 증시를 향해 더 빠른 속도로 이동하면서 코스피 일평균 거래액의 3분의 1 수준까지 커진 모양새다.
비상계엄 사태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으로 들어서면서 정치 불안 리스크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한국 경제의 동력 저하에 따른 국내 증시 펀더멘털 약화에 대한 우려까지 연일 커지며 개미들의 ‘국장 탈출’ 현상이 심화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동학개미운동 이후 코스피 개인 수급 최저
18일 헤럴드경제는 한국거래소(KRX) 정보데이터시스템을 활용해 월별 코스피 거래액 중 개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율에 대해 분석했다. 이 결과 올해 12월 집계된 해당 수치는 43.61%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12월 기록한 43.36% 이후 정확히 5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내려앉은 것이다.
코스피 종가가 전 거래일보다 32.16포인트(1.29%) 내린 2,456.81로 집계된 지난 17일 오후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닥 지수도 전장 대비 4.06포인트(0.58%) 내린 694.47으로 마감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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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12월 들어서면서 외국인·기관 투자자의 수급이 어느 때보다 코스피 지수 등락에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6일 코스피 지수는 장중 2500.32포인트로 2500 고지에 잠시 복귀하는 데 성공했지만, 종가 기준으론 16~17일 이틀 연속 하락하며 전날 종가 기준 2456.81까지 내려앉았다. 최근 2거래일간 코스피에서 외국인·기관 투자자는 각각 1조1394억원, 1096억원 순매도세를 보였다. 개인 투자자가 1조760억원 순매수세로 대응했지만, 지수를 방어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시작됐던 ‘동학개미운동’ 이후 국내 증시에선 개인 투자자가 수급에 미치는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확연히 커졌단 평가를 전문가들이 내놓는다.
월별 코스피 거래액 중 개인 투자자의 비율은 지난 2020년 3월 50.04%로 절반 수준을 넘어선 이후 한 달 만에 62.86%로 60% 선까지 돌파했다. 2020년 7월엔 67.14%로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2021년에도 6월 65.11%로 연중 최고점을 찍은 월별 코스피 거래액 중 개인 투자자 비율은 그해 8월 60.50%를 끝으로 60%대 아래로 내려왔다.
올해 들어선 글로벌 인공지능(AI) 랠리와 정부 주도의 국내 증시 부양책 ‘밸류업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코스피 지수가 상승 곡선을 그렸던 5월(51.55%)과 6월(53.58%)에만 해당 수치가 50%대를 기록했고, 나머지는 40%대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개미 해외證 거래액, 코스피 3분의 1 수준까지 높아져
개인 투자자의 코스피 월별 일평균 거래액을 분석했을 때도 12월 들어 줄어든 모습이 확연히 나타난다. 해당 수치가 11조9195억원으로 지난 1월(11조9061억원) 이후 10개월 만에 11조원 대로 내려앉으면서다.
앞서 코스피 지수가 호조를 보였던 올해 2~8월엔 월별 개인 일평균 거래액은 최소 14조941억원(2월)에서 최대 17조5355억원(6월)까지 늘었다.
하지만, 지난 8월 5일 증시가 대폭락했던 ‘블랙먼데이(검은 월요일)’ 이후 국내 증시 회복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단 평가가 이어졌던 지난 9~11월엔 월별 개인 일평균 코스피 거래액이 12조원 대로 뚝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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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전날 종가까지 코스피 지수는 7.47%(2655.28→2456.81) 하락했다. 미국 S&P500(+27.57%)·나스닥(+36.19%), 일본 닛케이225(+18.25%), 홍콩 항셍(+17.34%), 독일 DAX(20.73%), 범(凡)유럽 유로스톡스50(+9.52%) 지수 등 글로벌 주요 지수 대비 코스피 지수가 확연히 ‘소외’되며 개인 투자자의 외면도 심화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 주가가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서 사실상 패배했단 평가를 받은 데 이어 레거시(범용) 반도체 업황 위축에 따른 수익성 우려가 커지며 ‘4만전자(삼성전자 주가 4만원대)’를 기록한 것은 코스피 지수의 발목을 잡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개인 투자자의 코스피 투자가 확연히 줄어든 시기에 지지부진한 국내 증시 대신 수익률이 월등했던 미국, 일본, 유럽 등 해외 증시를 향한 ‘투자 이민’이 본격화한 것도 주목할 점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월별 해외 주식 시장 일평균 거래액은 지난 9월 2조6043억원에서 10월 3조1075억원, 11월 4조5055억원까지 급증했다.
특히, 12월 들어선 지난 16일 기준 해당 수치가 3조9749억원으로 4조원대에 육박한 가운데, 해외 증시에 투자액이 코스피 거래액의 33.1%까지 늘어난 것으로도 나타났다.
솟아날 구멍 찾기 어려운 韓 증시
전문가들은 ‘동학개미(국내 증시 소액 개인 투자자)’가 ‘서학개미(서구권 증시 소액 개인 투자자)’, ‘일학개미(일본 증시 소액 개인 투자자)’, ‘중학개미(중화권 증시 소액 개인 투자자)’로 빠르게 변신하는 현상이 쉽사리 진정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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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사태 이전부터 한국 경제 전망을 어둡게 만들었던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수출 둔화 ▷내수 부진 등의 악재가 해소는커녕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국내 증시 펀더멘털을 흔들어 주가 반등 모멘텀을 약화하는 요인으로 작용, 높은 수익률을 좇아 국내 증시에서 이탈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발길을 돌리기엔 역부족일 수 있다는 의미다.
BNK투자증권에 따르면 블룸버그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국 경제 전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2개월 내 한국 경제가 침체할 확률의 평균값은 35%로 집계됐고, 향후 6개월간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도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80%에 달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7~10월 4개월 연속 98 초반대를 기록한 점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해당 지표는 100을 기준으로 넘어설 경우 호황, 미만이면 불황을 의미한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출 증가율 하락과 트럼프 2기 행정부를 상대할 한국의 콘트롤 타워가 약해진 것을 지적하며 “거시 경제 위축과 함께 그 대응력이 약화했다면, 당분간 한국 시장은 일시적 반등을 넘어서는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증시 상단이 제한될 것이란 전망도 이어진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차 탄핵안 가결로 정치적 불확실성의 장기화 가능성은 약해졌지만, 미국의 경제 정책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은 원/달러 환율의 하단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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