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2세' 윤근창 대표, USA 법인은 구조조정
'효자 자회사' 아쿠쉬네트의 베트남 법인 신설
배당성향 대폭 확대…"상속 재원 마련" 의견도
휠라홀딩스는 지난달 휠라 USA 법인 구조조정을 알렸다. 사진은 휠라홀딩스 로고. [사진=휠라홀딩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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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휠라홀딩스는 휠라 부문의 북미 사업을 담당하는 USA 법인 일부를 축소하고 구조조정에 나선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공시 자료에 '영업정지'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고강도 쇄신에 돌입할 것을 알렸다. 현재 대형마트 등 계약이 끝난 미국 영업장에 제품을 유통하는 것도 모두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 설립된 휠라 USA 법인은 지난해에만 영업적자 1420억원을 기록하는 등 수년째 대규모 손실을 냈다.
휠라홀딩스는 크게 보면 의류 브랜드 휠라와 골프 브랜드 사업을 전개하는 아쿠쉬네트 두 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굴러간다. 윤 회장은 휠라코리아(휠라홀딩스 전신) 사장이 된 후 2007년 이탈리아 본사를, 2011년 미국의 아쿠쉬네트를 각각 인수했다. 이후 2018년 윤 회장의 장남인 윤근창 사장이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며 그룹을 이끌고 있다.
본업인 휠라 실적이 부진한 반면, 아쿠쉬네트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아쿠쉬네트의 올해 1~3분기 매출액은 2조72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000억원 늘었는데, 이는 휠라홀딩스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아쿠쉬네트는 골프 용품 브랜드 타이틀리스트와 풋조이, PG 골프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아쿠쉬네트는 올 하반기 베트남 법인을 신설했다. 휠라 부문의 미국 시장 손실을 메꾸고 성장 동력인 골프 브랜드를 중심으로 사세를 확장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베트남의 경우 인구가 1억명에 육박하고 소득수준도 올라가며 골프 인구가 늘고 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휠라 부문 미국 시장 구조조정으로 인한 본격적 매출 감소가 내년 하반기부터 반영되고 2026년엔 매출이 더 많이 감소할 것"이라면서도 "전략 재수립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윤근창 휠라홀딩스 대표가 글로벌 5개년 전략 계획 '위닝투게더'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휠라홀딩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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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휠라홀딩스의 사업 재편이 2022년 윤근창 사장이 내놓은 '글로벌 5개년 전략'을 달성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 사장은 2026년까지 1조원을 투입해 연 매출 4조4000억원, 영업이익률 15~16%을 달성한다는 '위닝투게더'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위닝투게더 전략를 앞세운 주주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배당도 대폭 늘리고 있다. 2022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특별배당을 시행한 뒤 3년 연속 특별배당을 이어오며 배당성향을 27%에서 지난해 15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다만, 이 같은 배당성향 확대 기조를 두고 윤 회장 부자가 가장 많은 이득을 본다는 점을 지적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휠라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컨설팅업체 피에몬테(35.81%)인데, 이 업체의 최대주주는 윤 회장이다. 윤 사장은 4% 수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 20.77%는 전동스쿠터 제조업체 케어라인 몫인데, 이 회사 최대주주 역시 윤 사장이다. 사실상 오너일가가 지분 대부분을 가진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구조를 통해 아들인 윤 사장의 승계 자금을 모으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배당을 늘리면 피에몬테가 받는 돈이 늘어나고 상속을 위한 재원 마련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휠라홀딩스는 피에몬테에 배당금 158억원을 지급했다.
휠라홀딩스 관계자는 "휠라 미국 법인 구조조정의 경우 브랜드 가치를 재정립하고 글로벌 브랜드로 나아가기 위한 재검토이자 개편의 일환"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재무구조와 현금 흐름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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