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김밥축제·구미 라면축제·원주 만두축제 등 인파 몰려
"특산물로 승부하는 시대는 갔다" 아이디어 결합해 관광·수익 증대
방문객으로 발 디딜 틈 없는 원주 만두 축제장 |
(전국종합=연합뉴스) 전 세계적으로 K-푸드(한국식품)가 인기몰이하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도 K-푸드를 활용한 축제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지자체들은 그동안 지역 관광 명소나 특산물·역사·인물을 소재로 축제를 열었으나 인기 먹거리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결합해 관광 활성화와 수익 증대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이를 계기로 관광지로 주목받지 못하던 지역에 수십만명이 찾는 등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 수십만 인파 북적거려…외국인도 축제 즐겨
지난 10월 경북 김천에서 열린 김밥축제에는 10만명의 인파가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고 온라인상에서도 반향을 일으켰다.
김천시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김천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이냐'고 설문했는데 '김밥천국(김천)'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아 이번 축제를 기획했다.
비슷한 기간 열린 구미의 라면축제도 17만여명이 다녀가며 작년에 이어 올해도 흥행에 성공했다.
구미 라면축제는 지역 농심 공장에서 갓 생산한 라면을 먹을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어느덧 구미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세상에서 가장 긴 라면 레스토랑'이라는 주제로 구미 대표 맛집부터 전국의 이색 라면, 아시아의 다양한 면 요리 등을 선보였다.
만두 맛지 순례를 주제로 한 원주만두축제도 올해 방문객 50만명을 넘어서며 초대박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방문객 20만명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었고, 많은 외국인이 축제를 찾아 전국 맛집 만두를 맛보고 즐기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2024 구미라면축제, 관광객으로 북적 |
장류의 고장인 전북 순창에서는 순창고추장과 떡볶이를 조합한 '순창 떡볶이' 브랜드를 개발하고 지난달 16∼17일 떡볶이 페스타를 개최했다.
순창의 고추장 명인과 기능인들이 선보인 다양한 소스와 비건·로제·카르보나라 떡볶이 등은 개점과 동시에 긴 대기 줄이 이어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기존 유명 먹거리와 특산물을 최근 유행하는 문화와 결합해 인기몰이에 성공한 지자체들도 눈에 띈다.
인천시는 지역에 맛집이 많은 닭강정과 맥주를 앞세워 지난해와 올해 '1883 인천 맥강 파티'를 개최했다.
1883은 인천항의 개항 연도로, 지난 5월 열린 축제에는 중국·대만·태국·베트남·미국 등 10여개국에서 온 외국인 1만명이 참석했다.
인천시는 케이팝 공연, 태권도 시범, 육군 군악대 연주, 야간 드론 쇼를 함께 마련했으며 숙박·식사·쇼핑 등 부대 소비로 얻는 경제효과가 연간 14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광주 양동시장 인기 음식인 통닭을 소재로 한 '양동 통맥 축제'도 지역 전통시장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음식의 고장 호남의 중심지 광주에서는 전국 김치 명인과 유명 요리사들이 참여해 매년 가을 열리는데 올해는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출연자 최현석·여경래·파브리치오 페라리 셰프가 출연하며 6만8천여명이 다녀가기도 했다.
'전국 제1의 축산군'으로 불리는 충남 홍성군은 특산품인 한우와 한돈을 이용한 바비큐 축제를 열어 55만명이 다녀가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협업해 지난달 1∼3일 홍주읍성 일원에서 열린 축제에서는 터널 바비큐, 가마솥 통닭, 베이크드빈스 가마솥 등 다양한 바비큐를 선보였다.
임금님표 쌀의 고장 경기 이천에서는 이천쌀밥을 맛보고 전통 농경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이천쌀문화축제'가 해마다 열린다.
지름 1.6m의 대형 가마솥으로 2천명분의 쌀밥을 지어 비빔밥 재료와 함께 2천원에 판매하는 가마솥 밥 짓기와 600m 무지개 가래떡 만들기가 축제의 백미다.
갓 지은 따뜻한 가마솥 밥 |
◇ 수익 증대 등 지역 경제 활성화…시설 미비·교통 불편 등 해결해야
지역 축제와 먹거리를 결합한 축제들은 관광객 활성화는 물론 수익 증대에도 기여한다.
이천시가 내놓은 축제 종합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닷새간의 축제 기간 22만명이 다녀갔고 15억여원이 매출이 발생했으며 직접 경제 효과는 97억원, 간접 경제적 파급 효과는 204억원으로 추산됐다.
광주 김치 축제는 사흘간의 축제 기간 4억100만원 상당의 김치가 팔리고 30여종의 김치 요리 매출이 1억9천만원을 넘는 등 총 8억2천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라면 축제 기간 구미역 일대에는 15억원 규모의 소비가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일부 축제는 준비 부족이나 운영 미흡 등으로 인한 문제점도 제기됐다.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음식이 부족하다거나 교통이 불편하다는 등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천 김밥축제에 참여했다는 일부 관광객들은 SNS를 통해 "셔틀버스 운행을 너무 오래 기다렸다", "김밥 먹으러 갔는데 아무것도 못 먹었다" 등을 토로했다.
수산물로 유명한 경남 통영에서 열린 '2024 통영어부장터'는 통영시와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업무 협약을 맺고 개최했으나 전년 대비 3배가 넘는 37만명이 다녀가면서 입장 지연과 천막 미흡으로 방문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지자체들은 축제 공간 확장과 교통 정비 등 문제점을 개선하고 한국 음식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이 높아지는 점을 고려해 외국인 대상 관광 마케팅도 강화할 방침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18일 "케이팝 공연 등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함께 선보이고 침체한 지역 원도심 부흥과 세계적 관광지로의 발돋움을 두루 추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장아름 김소연 민영규 신민재 이우성 이재현 장영은 정종호 천경환 최영수 황수빈 기자)
인천항에서 '1883 인천맥강파티' 즐기는 외국인 관광객들 |
cbeb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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