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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광고 틀어주세요" CGV서 제의…젊어진 '이 업계', 대우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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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상조가입자 급증...프리드라이프 3년새 60%↑
웨딩·해외여행 등 다양한 전환상품 인기...물가상승에도 영향 無
CGV서 광고 제의도..."전연령층 사로잡겠다"

머니투데이

프리드라이프 MZ 상조 가입자 수/그래픽=윤선정


상조 가입자가 점점 어려진다. 부모님 장례를 준비한다는 어둡고 무거운 이미지를 벗고 웨딩, 해외여행, 가전 등 비용을 한번에 치르기 부담스러운 상품과 서비스를 물가상승의 영향 없이 '적금'처럼 차근히 준비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알뜰한 MZ(1981~2010년생)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다. 젊어진 이미지에 절대 오를 수 없던 멀티플렉스의 영화 상영 전 광고를 해달라는 역제의도 들어왔다.

18일 상조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프리드라이프는 MZ세대의 신규 계좌(가입상품 수)가 2021년 5만5000여개에서 지난해 8만3000여개로 3년 새 60% 늘었다. 가장 최근인 올 3분기를 기준으로 전체 계좌의 17%가 MZ세대였다. 업계 2위 보람그룹은 MZ 가입자의 비중이 더 크다. 지난해 신규 계좌의 30% 이상이 20~30대 몫이었다.

상조는 '적금'과 비슷한 개념의 상품이다. 정해진 기간 매번 일정한 부금을 납입하다가 만기가 되면 약정했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그동안은 수백만원이 소요되는 장례를 준비하는 용도로 주로 쓰였다. 그런데 상조업체들이 여러 전환상품을 출시하며 쓰임이 다양해졌다. 만기가 됐을 때 장례 말고 웨딩, 해외여행, 크루즈, 어학연수 등 서비스를 받는 식이다.

상조상품의 장점은 장례를 포함해 이런 전환상품을 물가상승의 영향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상조상품의 가입기간은 수개월에서 수년까지로 다양하다. 그 기간 동안 물가가 아무리 올라도 가입자는 상품에 가입한 시점의 대금만 치르면 된다. 예컨대 2000만원 어치 웨딩 상품이 물가상승으로 2500만원이 돼도 가입자는 가입시점 가격에 서비스를 이용한다.

상조상품 자체도 MZ세대의 입맛에 맞게 젊어졌다. 프리드라이프의 '늘 정성' 상품은 매달 1만7500원(240회) 또는 2만8000원(150회)을 납입하면 장례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MZ세대가 부담없이 가입할 수 있게 부금을 넷플릭스 등의 구독료 수준으로 낮췄다. 챗봇의 상담을 받아 홈페이지 또는 모바일 가입도 가능하다. 올 3분기 MZ 신규 가입자의 30%는 온라인으로 상품에 가입했다.

전환상품도 다양해진다. 프리드라이프와 보람그룹은 반려동물 장례 사업을 하고 있다. 반려동물의 수의와 유골함, 빈소 등을 지원하는 서비스다. 보람그룹은 반려동물이나 사람의 털, 손톱 등으로 보석을 만드는 비아젬 서비스도 하고 있다. 올해는 AI(인공지능) 반려로봇 사업도 새로 추진한다.

최근 일부 상조업체는 CGV로부터 영화 상영 전 광고를 제안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본래 상조상품은 '암울하다'는 선입견 때문에 영화 상영 전 광고로 제의는커녕 시도도 못했다고 한다. OTT(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 탓에 멀티플렉스 업황이 부진한 영향도 있지만 관련 업계는 이를 상조 상품의 이미지가 젊어진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한다.

프리드라이프 관계자는 "MZ 고객을 이해하고 그들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 만족을 위한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 말했다. 보람그룹 관계자는 "어둡고 무거운 이미지에서 밝고 경쾌하고 젊은 이미지로 변화하고 있다는 게 눈여겨볼 부분"이라며 "다양한 신규 사업으로 전 연령층의 눈길을 사로잡겠다"고 말했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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