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 변호사.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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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그에 대해 “설렁탕집에서 나오는 섞박지를 보면 김홍일 선배가 떠오른다”고 회상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변호사의 인생의 여정은 윤 대통령과 일부 비슷한 지점이 있다. 김 후보자는 1975년 늦깍이로 충남대 법대에 입학했고, 1982년에 충남대 역대 두번째 사법시험 합격자가 됐다. 9수를 한 윤 대통령 보다는 일찍 검사가 됐지만, 엘리트 조직인 검찰 내에서 좀 처럼 보기 드문 이력의 소유자란 뜻이다.
1956년 충남 예산에서 2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초등학생 때 어머니를, 고등학생 때 아버지를 여의어 소년 가장이 됐다. 1972년 예산고를 졸업하고 동생들과 학비 때문에 곧바로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다.
김 변호사가 예산고에 다닐 당시 예산고 교장이었던 백승탁 전 충남도교육감의 아들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집의 가정교사 역할을 하며 숙식을 해결했다는 일화는 제법 유명하다. 김 변호사가 예산고 3학년 때 약 8km 거리를 통학하고 있었는데, 백 전 교육감이 이를 안타깝게 여겨 교장 관사에서 지낼 것을 권유했다고 전해진다. 1년간 관사 2층에서 지내면서 당시 어린 백 대표와 자주 마주쳤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섞박지에 대해 얘기를 하는 것은 과거 선배였던 김 변호사가 부모님을 일찍 여읜 후 세 동생을 키우면서 섞박지를 많이 만들어 반찬으로 먹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고춧가루 살 돈을 아끼려고 무에다 소금 간만 했다고 한다.
그는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세 동생을 제가 맡게 됐을 때 동지섣달 대밭을 울리며 불어대는 찬바람을 견디며 살았다”며 어려웠던 시절을 회고하곤 했다. 김 후보자는 전액 장학생으로 충남대 법대를 졸업했다.
반면, 윤 대통령은 부친은 고인이 된 윤기중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아들로 태어나 유복하게 자랐다.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태어났지만 친가는 충남 논산, 외가는 강원도 강릉이다.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는 소득불평등에 평생을 바친 명망있는 학자이지만 그는 오히려 경제학은 ‘구름 잡는 학문’이라며 아들에게 법대 진학을 추천했다고 한다.서울대 법학과 79학번으로 9수 끝에 1991년 사법시험에 합격하며 고시촌에선 모르는 고시생이 없었다는 후문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13년 여주지청장 시절 정권에 대한 수사 외압에 항거하면서 고시촌이 아닌 일반인에게도 각인됐다. 그는 “지시 자체가 위법한데 그것을 어떻게 따릅니까? 사람에 충성하지 않기 때문에...”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다.
이 시절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결혼을 한 상태였는데 금요일이면 일찍 퇴근을 해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지하 슈퍼에서 장을 보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곤 했다.
김 변호사와 윤 대통령의 인연이 다시 외부로 알려진건 김 변호사가 정권의 구원투수로 투입되면서다.
2023년 7월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으로 취임한 후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자리를 채우기 위해 6개월 만인 같은해 12월 사퇴하고 곧바로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정권에서 장관급 자리를 2번이나 지냈던 그는 지난 7월 2일 국회 본회의에 본인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보고되기 전 자진 사퇴했다. 지난해 12월 말 국민권익위원장에서 퇴임해 취임한 지 반년만이었다.
자진 사퇴를 하면서 헌법재판소의 탄핵 사건 사건번호가 나오지 않은 점은 윤 대통령과 다른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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