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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7 (화)

급성백혈병 이겨내고... ‘빛나는 무대’로 돌아간 여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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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 진단 전 세연이 모습. 제공=서울성모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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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서울성모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한국무용 전공 여고생이 항암치료와 조혈모세포이식을 무사히 마치고 무대로 돌아갔다.

지난해 선화예고에 입학한 세연이는 같은 해 5월 무용 실기수업 중 갑자기 피곤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발레리나가 되고 싶었지만 중학생 때 발목 부상을 당하면서 전공을 한국무용으로 바꿨는데, 그 과정에서 연습을 많이 해 몸이 힘들어진 거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나 이후 학교에서 실시한 건강검진 결과 백혈구 수치가 높은 것으로 나왔고, 세연이 가족은 급히 서울성모병원을 찾았다.

정밀검사 결과 세연이는 급성림프모구백혈병 중에서도 최고 위험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은 세연이를 곧바로 중환자실에 입원시켰다.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은 골수 내에서 림프구계 백혈구가 미성숙 상태에서 필요 이상으로 과다 증식하고 정상적인 조혈기능을 억제하는 악성 혈액질환이다.

20세 이하 백혈병 환자들의 약 85%가 급성림프모구에 해당한다. 대부분 항암치료로 완치되지만, 세연이처럼 백혈구 수가 수십만이 된 최고 위험군 환자는 조혈모세포이식도 필요하다.

세연이 부모는 청천벽력같은 진단을 믿을 수 없었다. 가족 모두 건강했고 백혈병과 관련한 유전 질환도 없었기 때문이다.

세연이 부모는 “하루 종일 무용복을 입고 연습해서 피부가 붉게 올라왔다고만 생각했지, 그게 백혈병 증상 중 하나인 점상출혈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결국 세연이는 꿈꿔온 고등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휴학하게 됐다.

이식 13개월만에 암세포 사라져
개교 50주년 무대·국립극장 공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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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 치료를 받고 있는 세연이 모습. 제공=서울성모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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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세연이는 이식 후 면역억제요법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1학년 학교생활을 다시 시작했다. 이식 후 최소 6개월까지는 여러 위험으로 학교생활이 쉽지 않았지만 배움을 향한 세연이의 강한 의지에 가족과 의료진 모두 최선을 다했다.

세연이는 간절히 바랬던 학교 예술제 무대에 섰고 개교 50주년 공연은 물론 국립극장 공연까지 마쳤다.

이식 13개월째인 지난 13일, 세연이는 5번째 골수검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암세포가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주치의인 정낙균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소아청소년기 급성백혈병의 경우 치료과정에서 좌절하고 학교 복귀에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이 많다”며 “체력적으로 힘들텐데 이를 극복하고 선화 50주년 동문 무용제에서 친구들과 멋진 공연을 보여준 세연이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세연이는 “치료받는 동안 매일 좌절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했을 때가 많았지만 결국 시간이 다 해결해줬다”며 “치료해주신 의료진분들, 건강해져서 꼭 돌아오라며 여러모로 도와주신 선생님들, 학교생활에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고 있는 한 살 어린 동생들에게도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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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선화예고 50주년 무용제에서 친구들과 멋진 공연을 보여준 세연이(맨뒷줄 오른쪽에서 두번째). 제공=서울성모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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