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소상공인 지원책도 검토…채무조정·컨설팅 등
연말 특수 실종 |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 연말 특수를 앞두고 비상계엄 사태로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되살리기 위해 금융권에서도 송년회 재개를 당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전날 '금융시장 불확실성 대응 긴급회의'에서 "연말연시 사내 행사는 차분하고 간소하게 하되 본사와 영업점의 연말 송년회 등은 예정대로 해서 소상공인, 자영업자 살리기에 동참해달라"고 말했다.
KB금융[105560]도 지난 15일 비상 대책 회의에서 주변 소상공인들을 돕기 위해 모임을 정상화하도록 당부했다.
이에 대규모 송년회를 잡았다가 취소했던 부서들은 소규모 팀 단위로 행사를 다시 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탄핵 정국으로 연말 모임 등을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소상공인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모임을 다시 진행하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치권과 정부에서도 한목소리로 송년회 재개를 독려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후 "취소했던 송년회를 재개하시길 당부드린다"며 "자영업, 소상공인 골목 경제가 너무 어렵다"고 호소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15일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 모두발언에서 "당초 계획했던 모임과 행사를 진행해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을 응원해달라"고 말했다.
각계에서 "송년회를 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미약했던 내수 회복세마저 꺾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연말 특수를 앞두고 송년회, 모임 등이 잇따라 취소되면서 소상공인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소상공인연합회는 15일 "일련의 사태로 인한 예약 취소와 소비 위축으로 송년 특수는커녕 가뜩이나 어려운 소상공인의 처지가 극한으로 내몰렸다"며 "국면이 전환된 만큼 국민 여러분께서도 안심하고 거리를 밝게 비추는 소상공인 매장을 찾아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실제로 연합회가 10일부터 사흘간 소상공인 1천63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8.4%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매출이 50% 이상 감소했다는 소상공인이 36.0%로 가장 많았고 '30∼50% 감소' 25.5%, '10∼30% 감소' 21.7%, '10% 미만 감소' 5.2%로 조사됐다.
소상공인 외식 사업장 신용카드 매출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신용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9일까지 전국 소상공인 외식업 사업장 신용카드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9.0% 줄었다.
금융권은 경기 둔화에 비상계엄 사태까지 겹치면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 대책도 검토 중이다.
KB금융은 최근 비상 대책 회의에서 은행연합회에 함께 진행하는 은행권 민생금융 지원방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로 하고 현재 진행 중인 소상공인 지원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또한 경기 둔화로 인한 소상공인의 자금 경색에 대비한 자금 공여 방안도 논의했다.
하나금융도 최근 회의에서 소상공인에게 실효성 있고 지속 가능한 지원을 위해 맞춤형 채무조정, 저금리·장기 분할 상환 프로그램, 소상공인 상생 보증 대출, 1대1 맞춤 컨설팅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신한금융은 13일부터 영업점 12곳에 '신한 기업 고충 지원센터'를 신설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금융도 전통시장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출금리를 깎아주는 한편, '소상공인 종합지원센터' 6곳을 통해 금융상담 등을 지원한다.
s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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