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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 3341개 중 이달 기준 2706개가 올해 들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의 약 81.0%를 차지한다. 최근 3개월로 기간을 좁히면 수익을 못내고 있는 펀드는 92.6%(3094개)에 달한다.
이는 국내 증시가 올해 들어 전 세계 주요 나라 가운데 수익률 꼴찌를 기록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9일 연저점(2360)을 찍었다. 이는 올해 7월 고점(2896) 대비 18.51% 하락한 수준이다. 다행히 최근 회복세를 나타내며 비상계엄 사태 이전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여전히 연초보단 4.55% 하락한 수준이다.
이에 연기금 등 주요 기관 자산을 운용하는 중소형 하우스들은 올해 성적표를 받아 들기가 부담스럽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에게) 어느 정도 수익률을 돌려줘야 하는데 장이 좋지 않다 보니 걱정이 많다”며 “정치 불확실성에 고공행진하는 원·달러 환율, 트럼프발(發) 관세 리스크 등이 더해지면서 연말 축배는커녕, 공매도가 재개되는 내년 3월까지 계속해서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듯하다”고 했다.
국내 증시의 큰손인 국민연금공단 운용 수익률만 봐도 심각함을 엿볼 수 있다. 국민연금은 올 하반기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 주가가 하락해 수익률이 급락했다. 국민연금은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이 지난 9월 말 기준 12.7%가량이다.
국민연금의 9월 말 기준 자산별 잠정 수익률을 보면 국내 주식은 0.5%에 불과하다. ▲해외 주식 21.4% ▲해외 채권 7.0% ▲대체 투자 5.1% ▲국내 채권 4.1% 등에 비하면 부진한 수치다. 코스피 지수가 9월 말 이후 6% 가까이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성적이 이보다 나아지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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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많이 담은 삼성전자 주가가 연초 대비 13일 기준 28.5% 빠졌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의 23.3%를 차지했다. 국민연금은 삼성전자를 2022년 8월 16일 이후로 지분 변동 없이 7.7% 보유하고 있다.
다른 연기금과 공제회 등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7조원 규모를 운용하는 공무원연금공단의 주식 비중은 약 26.8%다.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사학연금)과 교직원공제회도 포트폴리오에서 국내 주식 비중이 각각 16%, 7.7%에 달하는 등 국내 주식시장 부진으로 인한 실적 부진에 노출돼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며 국내 증시도 안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그렇다고 급반등할 것 같은 분위기도 아니어서 운용업계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이 4개월째 이어지면서 급격한 지수 상승을 기대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이맘때쯤이면 북클로징을 할 줄 알고 휴가 계획을 다 잡아놨는데, 취소했다”면서 “여의도 운용사 절반은 수익률이 마이너스라 사실상 북클로징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민하 기자(m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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