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가결에 정치 불확실성 덜어낸 코스피 2500 근접
추가상승 제한 전망…수출둔화 속 트럼프 대응 공백
경기 침체 확률 35%·외국인 순매도 전망 80% 조사도
"1%대 경제성장 위기·경기 회복 위한 추경 필요"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5.49포인트(0.22%) 내린 2,488.97로 종료된 16일 오후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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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내란사태의 장본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되면서 시장은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내란사태 이전부터 제기된 경기 침체 우려가 다시 본격화하면서 시장은 경기 부양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이 때문에 추가경정예산 편성 카드 필요성이 시장에서 언급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탄핵 가결 후 첫 거래일인 전날 코스피는 2511.08로 시작했지만 외국인 매도세(4763억원)에 밀려 2488.97로 장을 마쳤다.
지난 3일 종가인 2500을 넘지 못했지만 3거래일 연속 2400 후반에 안착하면서 내란사태 충격을 9거래일 만에 덜어낸 모양새다.
우리은행 민경원 연구원은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됨에 따라 당장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면서 "헌법재판소 결정이 남았지만 국회 가결이라는 큰 산을 넘었다는 안도감에 외국인 투자심리도 개선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향후 코스피는 저평가 상태인 점이 주목받으며 반등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스피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13일 종가 기준 0.87배다. 코스피 PBR이 0.8배는 2010년대 들어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에 빠졌던 2020년 초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나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최근 발생한 가격 메리트를 기반으로 지수 반등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MSCI 달러 환산 한국 지수는 연중 고점 대비 26%나 하락해 가격 조정은 충분히 진행된 상황이라 판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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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사태 이전부터 한국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수출 둔화, 내수 부진 등 요인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권한대행인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상목 경제부총리 등이 내란사태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돼 경제 컨트롤타워의 '공백'도 악재로 꼽힌다.
DB금융투자 강현기 연구원은 "현재 한국 수출 증가율이 내려오고 있고, 하락은 일정 기간 지속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며 "향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기다리고 있는데, 이처럼 중요한 시기에 2025년 상반기 동안 미국과 교역 협상을 진행할 한국의 컨트롤타워가 약화됐다"고 강조했다.
내란사태에 가려졌던 한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도 수면 위로 다시 떠올랐다.
BNK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3일 내란사태 이후 블룸버그가 한국 경제 전망 서베이를 진행한 결과,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변경하지 않을 예정(82%)과 6개월 이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64%)하는 응답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하지만 12개월 안에 한국 경제가 침체할 확률의 평균값은 35%로 집계됐다. 또 향후 6개월 동안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의 순매도 전망이 80%에 달했다. 원달러 환율 역시 내년 1분기까지 1415원(중간값)을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다수다.
여기에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10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1로 7월부터 4개월 연속 98 초반대를 기록했다. 이 지표는 100을 기준으로 이상이면 호황, 미만이면 불황을 뜻하며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준다.
BNK투자증권 김성노 연구원은 "1996년부터 애널리스트 역할을 해 29년 동안 금융시장을 보고 있다"면서 "개인적 경험으로 지표가 98을 하회할 경우 경기침체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판단하는데, 98에 근접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기침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장은 경기 회복을 위한 추경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내년 경제 성장이 1%대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추경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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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투자증권 임혜윤 연구원은 "소비심리가 부진한 가운데 고용도 둔화하고 있어 소비 여력마저 약해지고 있다"면서 "민간수요 회복을 위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 현실적인 카드는 추경 편성"이라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 김지나 연구원도 "시장에서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추경 금액은 대략 10조원 내외"라며 "민생 안정이라는 정치적 필요성과 1%대 성장 방어라는 배경하에 10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수도 있고 차기 집권당의 성격에 따라 1회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역시 내란사태 이후 금융‧경제 영향 평가 및 대응 방향에 대해 "추경 등 경제 정책을 조속히 여야가 합의해 추진함으로써 대외에 우리 경제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모습을 가급적 빨리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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