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내 생산업체들 고율관셰 피해 베트남으로 대거 이전
매년 8% 성장…대미 수출, 수입의 9배…4번째 무역흑자국
중국 기업들, 싱가포르 통해 베트남에 공장 짓고 미국에 수출
[서울=뉴시스]수출용 컨테이너가 가득한 베트남의 수출항구 전경. (출처=베트남 브리핑) 2024.12.17.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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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첫 임기 동안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중국내 제조업체들이 대거 이동하면서 경제 활황을 누려온 베트남이 트럼프 2기 정부의 표적이 될 전망이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SJ는 이에 따라 베트남의 고성장이 저해되고 저렴한 베트남 수입품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베트남은 미국이 6년 중국 수입품에 고율관세를 매긴 뒤로 외국 투자가 급증하고 대미국 수출이 급증하면서 매년 8% 성장했다.
베트남은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운동화의 3분의 1, 목재 침대와 식탁의 절반, 태양전지 부품의 4분의 1을 수출하고 있다.
논이 대부분이던 수도 하노이 북부 지역은 현재 스마트폰과 반도체를 생산하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공장들이 즐비한 수출 기지로 탈바꿈했다. 애플, 나이키, 갭 등의 미국 기업들이 이곳에 공장을 두고 있다.
트럼프가 미 통상대표로 지명한 제이미슨 그리어는 지난 5월 중국 자회사들이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진출한 “제3세계 전반”에 대한 통상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리어는 베트남을 특정하지 않았으나 베트남과 멕시코가 중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 진출 교두보로 삼은 나라들이다.
트럼프는 또 미국 수입품 전체에 관세를 부과해 대미 무역흑자를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트남은 대미 수출액이 수입액의 9배에 달하며 중국, 멕시코, 유럽연합(EU)에 이어 네 번째로 대미 무역흑자가 큰 나라다.
그러나 베트남에서는 미국의 공격이 주로 중국과 멕시코에 집중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이익을 봄으로써 중국 대비 베트남의 수출 경쟁력이 유지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적지 않다.
호치민 소재 자산 관리회사 드래곤 캐피털의 투이 안 응우옌은 베트남의 인프라스트럭처가 개선되고 저임을 비롯한 각종 비용이 낮아 “1기 트럼프 정부 당시 베트남의 매력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베트남에 220억 달러(약 31조6000억 원)을 투자한 삼성이 최근 디스플레이 제조공장을 새로 짓기 위해 18억 달러(약 2조6000억 원)을 투자키로 했다.
애플은 미중 무역전쟁 전의 3배인 35곳의 베트남 공급업체와 계약하고 있다. 애플은 최근 아이패드, 맥북, 이어폰 중국내 생산업체를 동남아시아로 바꾸고 있다.
베트남은 인구가 9800만 명에 달하며 젊고 값싼 노동력이 풍부하다. 중국과 접경해 원자재와 부품을 수입하기가 쉽다. 이른바 “대나무 외교” 정책으로 유연한 외교 정책으로 미국, 중국과 좋은 외교 관계를 유지해온 것도 장점이다.
트럼프 1기 정부 이래 베트남에 대한 해외 투자가 2900억 달러(약 417조 원)에 달한다. 한국, 일본이 최대 투자자이며 최근 중국의 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중국과 홍콩의 베트남 투자액은 미국 기업 투자액의 10배인 540억 달러(약 77조7000억 원)에 달한다.
싱가포르의 투자액이 중국보다 많은 580억 달러(약 83조4000억 원)에 달하며 투자자의 상당수가 싱가포르에 진출한 중국 기업들이다.
예컨대 홍콩 기업의 자회사로 스테이플과 오피스 데포 등 미국 기업에 기능성 의자를 수출하는 UE 체어스는 2018년 중국산 가구에 대한 관세가 25%로 오른 이래 베트남에 공장 3곳을 세웠다. 이 회사의 수출은 현재 전적으로 베트남을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였다.
유니클로, 언더 아머, 갭 등에 납품하는 중국의 의류제조업체 저장 자산 홀딩스 그룹이 지난 10월 베트남 북부 남딘 지방에 공장을 새로 짓는다고 발표했으며 싱가포르 자회사가 투자를 전담하도록 했다.
미중 무역 전쟁 시작 전에 비해 자산 그룹의 해외 자산이 2배 이상 늘었으며 대부분이 베트남에 투자됐다. 지난해 자산 그룹의 자산 전체에서 해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40% 이상이다.
한편 트럼프가 당선한 뒤 대만 전자회사들이 베트남에 대한 투자를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베트남은 아직 부패 문제가 상당하고 기술 숙련도가 떨어지는 때문이다.
이에 따라 태국 등이 베트남 투자 대체지로 떠오르고 있으며 일부는 중국으로 다시 투자처를 옮기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중국의 공급과잉으로 부품 조달 비용이 낮아진 점과 거의 모든 원자재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해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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