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매년 6월과 12월 DX(가전·모바일)와 DS(반도체) 부문이 각각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어 판매 현황 등을 점검하고 다음 반기 목표치를 설정해왔다. 경영 아젠다나 미래 먹거리 같은 큰 그림을 논하지는 않지만, 각 사업부 핵심 임원과 전 세계 해외 법인장 등 사업 현장 최전선의 임원이 참석해 세계 곳곳의 정보가 다 모이는 자리다. 이번 회의에 특히 관심이 쏠리는 건, 직전에 계엄 발령·해제, 탄핵 가결을 겪으며 환율이 널뛰기하는 등 외부 변수가 늘어난 상황이어서다. DX부문은 17~18일 경기 수원에서 한종희 부회장 주재 회의를 열고 글로벌 판매 및 마케팅을 재점검한다. 가전제품과 스마트폰 등 소비자대상(B2C) 사업 비중이 큰 DX부문은 환율에 보다 직접적 영향을 받기에 구체적인 대책을 논의할 전망이다.
DX부문은 지난해부터 해외 법인 사업 효율을 점검해 일부 조직을 감축해 왔고, 최근 미국·동남아·유럽 등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총괄을 절반 이상 교체했다. 이번 회의에서 새 총괄들이 지역별 판매 현황을 공유하고 구체적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1년 만에 현업에 복귀해 삼성전자 글로벌 마케팅의 키를 잡은 이원진 사장이 주도하는 마케팅·브랜딩 관련 세션도 이번 회의에서 진행한다.
DS부문 전략회의는 19일 경기 화성에서 전영현 부문장(부회장) 주재로 연다. 메모리·파운드리 사업부장들이 교체된 가운데, 미국·중국 등 주요 시장 판매 현황과 고객사 수주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전 부회장은 회의 참석 규모는 줄이더라도, 사안에 대해 끝장 토론을 이끄는 성격으로 정평이 났는데 이번 인사에서 사업부장까지 겸하며 직할하게 된 메모리 사업부 시장 현황을 집중적으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990년대 초반부터 사업부장과 해외법인장이 모여 경영전략회의를 열기 시작했으며, 글로벌 사업이 커지면서 점차 연 2회로 정례화됐다. 선대 이건희 회장과 마찬가지로 이재용 회장은 글로벌 전략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회의 안건과 향후 사업 전략을 보고받을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사업 현황 점검에는 현업 임원의 정보 공유와 토론이 중요한데, 총수가 참석하면 아무래도 활발한 토론이 어려울 수 있기에 정례 전략회의는 부회장 중심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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