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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7 (화)

서울 아파트 분양가 ‘평당 5000만원’ 시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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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동산 시장이 주춤하는 와중에도 전국 아파트 분양가가 두 달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울과 인천, 부산 등 주요 광역시는 물론 지방의 분양가도 최고가를 찍었다.

1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아파트 분양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 민간아파트의 1㎡당 평균 분양가는 1423만원으로 전월 대비 0.54% 오르며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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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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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평)로 환산하면 4720만7000만원으로, 평당 5000만원 시대를 목전에 뒀다.

인천과 부산도 3.3㎡당 각각 1864만1000원, 2263만5000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수도권과 광역시를 뺀 기타지방의 분양가도 3.3㎡당 1493만2000원으로 또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전국 평균 기준으로도 3.3㎡당 1907만8000원으로 한 달 만에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최근 경기침체와 대출 규제 강화 기조가 맞물려 부동산 시장은 위축된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보합(0%)을 기록하며 5개월 연속 이어져 온 상승세를 마감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이미 4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한 가운데 12월 첫째주 -0.02%에서 둘째주 -0.03%로, 하락폭도 확대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0.02%)은 지난주에도 올랐지만, 상승폭은 꾸준히 줄어드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따른 국내 정세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며 당분간 이 같은 기조가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아파트 분양가는 한동안 나홀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건축비 증가에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지역 분쟁 등으로 원자재 공급난이 계속되며 철강, 시멘트를 비롯한 주요 건축 자잿값이 오르고 있고, 물류비용과 인건비도 꾸준히 상승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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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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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더해 시공에 대한 안전과 품질 기준은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다. 지난 8월부터는 층간소음 기준이 한층 강화돼 아파트 사용검사 전 층간소음 성능검사 결과를 입주자에게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하고, 기준치(49㏈)에 미달하면 보완 시공을 권고받게 된다. 건설사 입장에선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한 연구·개발(R&D)과 추가적인 특수재 사용에 들어가는 비용 일부를 분양가에 전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내년부터는 친환경 건설 기준도 강화돼 30가구 이상 민간 아파트에도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이 의무화된다.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건물을 지을 때 단열·환기 등의 성능을 높이고, 재생에너지 등을 활용한 정도를 평가해 5단계로 등급을 부여하는 것이다.

공공 아파트는 이미 지난해부터 5등급(에너지 자립률 20% 이상) 인증을 받아야 했고, 민간 아파트는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부터 적용된다. 국토부는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가구당 130만원 정도 공사비가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업계에서는 최소 300만원 안팎의 부담이 더해질 것이란 입장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 분양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갈 경우 서울과 지방 간 아파트값 양극화가 심화하고, 건설업계의 자금난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분양가가 계속 올라가면 수요가 충분한 서울과 일부 수도권은 버틸 수 있지만, 지방에는 미분양이 계속 쌓일 수 있다”면서 “탄핵 정국의 파장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동안 주택 시장의 숨 고르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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