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 '차이니즈 월' 논란 휩싸여

방송 보도 캡처 화면

고려아연 경영권 인술를 시도 중인 MBK파트너스가 '차이니즈 월' 논란에 휩싸였다.

16일 언론보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유한책임투자자(LP)들을 대상으로 배포한 회사 소개 자료에서 고려아연의 신사업 전략 투자 업무를 검토했던 MBK 스페셜 시튜에이션스 투자심의위원회가 총 4명의 의결권 멤버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의장을 맡고 있고, 유일하게 거부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명시돼 있다고 지적했다.

공동 대표가 두 명 있지만, 김 회장이 펀드의 전권을 갖고 있으며 최종 투자 결정을 맡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투자은행(IB)과 법조계에선 김 회장이 경영권 인수 업무를 담당하는 바이아웃펀드의 최종 결정권자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 차이니즈 월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 15일 MBK파트너스가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차이니즈 월을 지키지 않고 투자·운용하고 있다며 금감원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지난 2022년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와 신사업 전략을 검토하면서 비밀유지계약서(NDA)를 맺었는데, 올해 MBK파트너스가 바이아웃펀드를 통해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MBK가 비밀유지계약(NDA)에 따른 여러 법적 책임을 회피하려 실체 없는 '차이니즈월'을 방어막으로 내세운 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언론에선 MBK의 비밀유지계약 위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MBK는 천문학적인 손해배상 소송 뿐 아니라 형사 처벌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이에 대해 MBK파트너스는 “MBK파트너스의 바이아웃과 스페셜 시튜에이션스 부문은 실질적으로 분리돼 있으며, 차이니스 월로 구분돼 내부 정보 교류 자체가 차단돼 있다'고 반박했다.

김 회장이 투자에 대한 거부을 갖고 있지 않으며 펀드는 독립적으로 운용된다는 것이다.

한 금융투자업계(IB) 관계자는 사모펀드 의사결정 구조가 외부에 전혀 알려져 있지 않은 데다, 워낙 불투명해 검증이 어렵다는 점을 노려 MBK가 무리한 해명을 내놓은 건 아닌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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