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尹 탄핵 찬반 집회
경찰·주최 측 추산 인원 달라
경찰 '일시점 방식'·주최 측 '연인원 집계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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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난 14일 여의도 국회 일대에선 탄핵 촉구 집회가, 광화문 앞에선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날 오후 여의도 집회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20만 8000명이, 광화문 집회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4만 1000명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여의도 집회를 주최한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200만 명이 모였다고 주장, 광화문 집회 주최 측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등은 100만 명이 모였다고 밝혔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 시스템 기준으로는 여의도에 30만 여명이 모였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는 대규모 집회가 열릴 때마다 참가자 규모에 대한 경찰 추산치와 집회 주최 측 주장이 다른 경우가 허다하다. 일각에선 경찰이 참가자 수를 의도적으로 축소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주최 측은 인원을 부풀렸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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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주최 측의 추산 인원이 다른 이유는 양측의 ‘셈법’이 달라서다. 경찰은 2017년 탄핵 촛불집회 당시 경찰 추산 인원과 주최 추산 인원의 차이가 커 정치적 시비에 휘말린 뒤로 공식적으로는 집회 인원 집계치를 공표하지 않고 있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인원을 추산하고 있고, 이 내용이 언론의 취재를 통해 ‘비공식추산’으로 보도된다.
경찰은 집회에서 '페르미 추정법'에 기반해 특정 시점에 모인 최대인원을 집계한다. '일시점 최대인원' 방식이라고도 한다. 이는 3.3㎡(1평)당 앉으면 5∼6명, 서면 9∼10명이 들어갈 수 있다고 보고 집회 사진 등을 참고해 단위 면적당 인구밀도에 따라 전체 인원을 계산하는 식이다. 예컨대 13만207㎡(3995평)인 서울 중구 시청광장이 인파로 가득 찼다고 가정하면 약 2만∼4만명까지 모였다고 단순히 추론할 수 있다.
‘집회 관리’가 주목적인 경찰은 집회 참가자의 안전·질서유지와 효율적인 경찰력 운용을 위해 인원을 센다. 특정 시점에 모이는 최대 인원을 기준으로 삼는 점도 이 때문이다. 영국(런던 수도경찰청), 미국(LA 경찰국, 뉴욕 경찰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 주요 해외 국가 경찰도 우리나라와 같은 일시점 방식을 사용한다.
반면 주최 측은 흔히 '연인원 집계방식'이라고 불리는 누적 참가인원 집계 방식을 사용한다. 집회 도중 들어오거나 빠진 사람과 현장에 잠시라도 머문 사람 등을 모두 더해 전체 참가자를 구하는 것인데, 집회 인원을 세는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은 없다.
2017년 탄핵 촛불집회 주최였던 박근혜퇴진행동은 당시 광화문 광장 집회에서 지하철역 승·하차 인원, 교통 분담률, 인구밀집도, 과거 집회와의 참여 인원 비교 등을 종합해 총인원을 산출했다고 밝혔다. 결국 참가자를 누적 집계하는 주최 측 방식이 당연히 규모가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주최 측은 최대한 많은 참가자가 집회에 참석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누적 셈법을 활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진보 단체와 보수 단체는 헌법재판소 판결이 나올 때까지 각각 "파면·체포"와 "탄핵 반대"를 외치는 집회를 광화문 일대에서 매주 개최할 예정이다.
김수호 기자 su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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