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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월)

대통령실 주변에 몰린 화환 3천개, 어떤 의미로 보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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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안 가결 후 용산 꽉 채운 응원화환
“계엄은 정당하고 숭고하다” 尹 두둔해
탄핵안 부결 후 국힘에는 근조화환 행렬


매일경제

대통령실 앞에 ‘탄핵 반대’ 화환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입구 부근에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가져다 놓은 ‘탄핵 반대’ 화환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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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소추안 가결을 계기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주변으로 ‘응원 화환’이 물밀듯 밀려들고 있다. 1차 탄핵안이 부결된 후 한동안 국회의사당과 국민의힘 당사·사무실에 근조화환이 배달됐는데, 2차 탄핵안이 가결되자 대통령실로 응원화환이 배달되며 일명 ‘화환 대전’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실 청사 바깥에 놓인 화환들은 지난 11일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 등장 첫날에는 대통령실 서문 입구 쪽 40여 개에 불과했지만 12일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발표와 14일 2차 탄핵안 가결 이후 그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지난 15일 오후 1시 기준 대통령실 주변에는 화환 약 3000개가 설치됐다. 삼각지역 13번 출구 인근부터 녹사평역 5번 출구까지 대통령실과 인접해 있는 약 1㎞ 구간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응원하는 화환이 약 1600개 설치됐다.

길 건너 전쟁기념관과 인접한 도로변에도 자동차가 통행하는 구간을 제외한 담장과 울타리 곳곳에 화환이 즐비하다. 더 이상 화환을 둘 자리가 없어서 화환을 이중삼중으로 겹쳐 세우기도 한다.

대통령실 주변의 응원 화환은 노란 백합, 빨간색·분홍색 거베라 등 화려한 꽃으로 장식됐다. 화환 리본에는 “대통령님 힘내세요” “우리가 지켜드릴게요” “구국의 결단 국민들이 바라던 바” “계엄령은 대통령의 고유권한” “계엄은 정당하고 숭고하다” 등 윤 대통령을 두둔하는 메시지가 적혀 있다.

지난 14일 오후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윤석열 대통령은 “그동안의 노력이 허사로 돌아가지는 않을까 답답하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입장문을 냈다. 이에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보수’로 규정하는 이들은 8년 전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재연되는 것을 지켜볼 수 없다며 응원화환을 배달해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

SNS에는 ‘윤석열 대통령 지키기 응원화환 보내기’ 릴레이가 이어지기도 한다. “내란죄는 정작 민주당 패거리들” “계엄령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다! 000구 시민 000” 등 리본 문구 예시도 추천해 준다.

지난 7일 1차 탄핵안이 부결됐을 때는 국회의사당과 국민의힘 당사 및 사무실에 다수의 근조화환이 놓였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서울 마포갑) 사무실에도 ‘내란공범! 부역자! 조정훈은 마포를 떠나라’는 문구가 적힌 근조화환이 놓였고,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서울 용산) 사무실에도 ‘앞으로 선거 때 투표해달라고 트럭에서 노래하고 플랜카드 걸기만 해봐 진짜’라는 팻말이 적힌 근조화환이 놓였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서울 송파을) 사무실 앞에도 ‘먼지 없는 송파에 먼지가 되지 마라’ ‘평생의 배신자 배신현진’ 등의 근조화환이 배달됐다. 지난 10일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도 다수의 근조화환이 배달돼 시당 관계자들이 이를 치우는 모습도 연출됐다.

이에 화훼업체는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경기 소재 한 화훼업체 대표는 “대통령 탄핵소추안 부결 이후 집회 장소로 근조화환을 배달해달라는 요청이 여럿 들어왔다”며 “한 번 주문이 들어올 때 근조화환을 3개에서 최대 10개까지 신청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구 소재 화훼업체 대표는 “이번 비상계엄령 해제 이후 여러 개인 및 단체가 근조화환을 10개 이상씩 주문했고 시위화환 판매가 화훼업체들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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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인근 윤 대통령 응원 화환에 불 15일 오전 1시 33분께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에 세워진 윤석열 대통령을 응원하는 문구가 적힌 화환들에 불이 났다. 다친 사람은 없었고, 화환 약 10개가 불에 타거나 그을렸다. 경찰은 화재가 방화로 인한 것인지 혹은 담배꽁초 투기로 발생한 것인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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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15일 오전 1시 33분께에는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에 세워진 윤 대통령 응원 화환에서 불이 나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용산소방서는 차량 14대와 인원 47명을 동원해 화재 발생 약 10분 만인 오전 1시 43분께 불을 완전히 껐다.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화환 약 10개가 불에 타거나 그을렸다. 경찰은 누군가 화환에 불을 질렀을 가능성 등을 열어두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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