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충격” 외치면 ‘덜덜덜’ 떨어야…후임병에 가혹행위 20대 ‘벌금형’

법원 로고./뉴스1

후임 병사를 상대로 가혹행위 등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가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항소 2-3부(재판장 신순영)는 위력행사 가혹행위와 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A(23)씨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1년 경기도의 한 보병사단 통신중대 분대장으로 복무하면서 후임인 이병 B(21)씨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A씨는 작업 중 남은 전선을 B씨에게 갖다대며 “전기충격”이라고 외치며 “진짜 감전된 것처럼 하라”고 강요했다. B씨는 다른 병사들이 보는 앞에서 몸을 심하게 떨면서 감전된 흉내를 내야 했다.

A씨는 “나는 이것보다 더했다”며 “못 하겠다”는 B씨에게 가혹행위를 지속했다.

A씨는 B씨를 부대 내 매점(PX)에 데려가 냉동 치킨 6 봉지, 컵라면 2개, 음료수 2개를 구입해 함께 먹던 중 “더는 못 먹겠다”는 B씨에게 “선임이 준 건데 남기냐”며 억지로 먹이기도 했다.

또 다른 후임병에겐 오후 10시 취침시각 무렵 생활관에서 “재밌는 이야기나 무서운 이야기, 성 경험 이야기, 살아온 이야기 등을 하라”고 강요해 새벽 1시까지 잠을 자지 못하게 하기도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군대 내 상명하복 질서와 폐쇄성을 이용해 후임병인 피해자들을 지속해서 괴롭혔다”며 “피해자들이 겪은 신체적·정신적 고통이 상당하고, 범행 수단 등에 비추어볼 때 죄질이 불량하다”고 했다.

이어 “원심에서 합의하지 않은 피해자들과 모두 합의한 점, 초범이고, 잘못을 뉘우치며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인천=이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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