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6 (월)

“군인으로서 부끄럽고 참담“…계엄 사태 본 육사 장교의 ‘한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우상으로 삼았던 장성들이…육사 동기들도 자조"

"하달 임무에 '불법' 말하며 거부 어려워" 의견도

뉴스1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전 계엄사령관)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계엄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있다. 2024.12.1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에 연루된 장성 대부분이 육군사관학교(육사) 출신인 가운데,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육사 출신 장교들은 "회의감을 많이 느낀다"고 털어놨다.

육사 졸업 후 위관급 장교로 복무 중인 A 씨는 "(국회에 출석한) 장성들이 나와 꾸지람을 듣고 질타를 받는 장면을 봤다"며 "우상으로 삼았던 사람들이 수모를 겪는 게 같은 군인으로서 부끄럽고 참담했다"고 토로했다.

16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윤석열 대통령에게 비상계엄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38기)을 포함해 이번 사태를 주도한 인물 대부분이 육사 출신이다.

비상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46기)과 주요 인사를 체포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를 확보하라는 지시를 내린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48기)은 육사를 졸업했다.

국회로 병력을 보낸 곽종근 전 육군 특수작전사령관(47기)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48기) 역시 '육사 라인'이다.

A 씨는 "동기들 사이에서도 자조적인 반응이 나온다"며 "특히 김 전 장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무책임하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육사 출신 위관급 장교 B 씨는 "계엄 이후에 분위기가 뒤숭숭하다"고 전했다. 일부 육사 기수의 경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대화방을 폐쇄하고 접촉을 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직적인 군 조직 특성상 상관의 명령을 단번에 거절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A 씨는 "그 자리에 육사 출신이든, 학군 출신이든 결정이 내려졌을 때 '이건 불법적이다'라고 말하며 지시를 거부할 사람이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하소연했다.

B 씨는 "어찌 보면 군인은 이용당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라며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게 군인인데 그 안에서 개인이 판단을 내리는 건 사치라는 생각도 든다"고 토로했다.

archiv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