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직 사퇴 방향으로 가닥 잡힌 듯
與, 당분간 권성동 권한대행 체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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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에 찬성했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여당 대표직을 내려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친윤(친윤석열)계을 중심으로 책임론이 거세지는 데다,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전원이 사퇴하면서다.
15일 국민의힘 공보실은 “한 대표가 16일 오전 10시 30분 기자회견을 한다”고 공지했다. 한 대표는 이 자리에서 사퇴 등 자신의 거취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애초 한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알려졌다. 그러나 이내 국민의힘 공보실은 “일부 언론의 당 대표 기자회견 기사는 오보”라며 “금일 당 대표는 기자회견을 계획한 사실이 없음을 알린다”고 공지했다.
한 대표는 직을 유지하기 위해 ‘버티기’보단 ‘사퇴’를 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계 인사는 “대표직을 유지한들 사실 큰 의미가 없다”며 “(한 대표가) 직만 유지할 뿐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부분을 인지하고 계실 것”이라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최고위원 다섯 분이 사퇴했고, 당헌·당규상 비대위 체제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 대표도 깊이 숙고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한 대표는 애초 대표직을 수행할 생각이었다. 한 대표는 14일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직무를 수행하겠다”며 “집권여당 대표로서 국민과 함께 잘못을 바로잡고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또 “이 심각한 불법 계엄사태를 어떻게든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정리하려고 노력했고, 조기 사퇴를 비롯한 질서 있는 퇴진 방안도 심도 있게 검토했다”며 “그런데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무산됐다”고 했다. 이어 “그렇다면 지금 상황에서 대통령의 직무를 조속히 정지시키고 상황을 정상으로 빨리 되돌리려면 탄핵안 가결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고, 저는 제가 할 일을 다한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조기 퇴진을 거부해 탄핵안 가결로 갈 수밖에 없었을 뿐, 자신이 대표직에서 물러날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 대표가 떠난 직후 의총에서 친윤계 김재원·인요한·김민전 최고위원과 친한(친한동훈)계 장동혁·진종오 최고위원 전원이 사퇴했다. 당내에선 한 대표가 친한계 최고위원들의 사퇴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을 것이란 말이 나왔다. 친한계 인사는 “(한 대표가) 약간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며 “진 의원 같은 경우에는 사실 한 대표 덕에 여기까지 왔는데, 젊은 당협위원장들 사이에서도 ‘배은망덕하다’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계시다”고 했다.
한 대표가 사의를 표명하면 당헌에 따라 현 지도부는 해체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다. 새 비대위원장을 찾을 때까지 당분간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직을 겸임해 당을 이끌 전망이다. 권 원내대표는 “지도부 체제는 16일에 다시 논의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일각에선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대표의 비대위원장 추대설까지 나왔지만, 당에선 즉각 부인했다.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김무성 전 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논의한 바 없다”고 일축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으로 당이 위기에 처한 터라 인물난을 겪을 것이란 관측이 파다하다. 여권 관계자는 “지금 이 상황에서 누가 독배를 들려 들겠나”라면서 “권성동 원내대표 체제가 당분간 유지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투데이/이난희 기자 (nancho090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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