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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월)

[탄핵 가결]실물경제·트럼프 리스크에 탄핵까지…韓경제 '삼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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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 장기 저성장 우려에 정치까지 '발목'…내수심리 저하·환율 급등

美보호무역주의 등 대응 리더십도 공백…내년 성장 전망 1%대 잇따라

뉴스1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 윤 대통령의 '국민께 드리는 말씀' 대국민 담화가 나오고 있다. 2024.12.1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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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우리 경제가 실물경제 침체와 미국발 보호무역주의를 맞닥뜨린 가운데 비상계엄·탄핵이라는 정치적 악재까지 겹쳐 커다란 불확실성에 놓였다.

트럼프발(發)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대응할 국력을 집중해야 할 때지만, 정치가 되레 경제 발목을 잡으면서 저성장 고착화 위기가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경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국의 기술 추격 등으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는 데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통상 환경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1%대 장기 저성장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간 정부의 재정 정책과 통화 완화 등 내수 진작을 통해 저성장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이러한 역할을 해야 할 정치가 극도의 혼란에 휩싸이면서 오히려 내수 회복 발목을 잡는 상황이 연출됐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정국 혼란으로) 소비 심리 위축이 가장 우려되며, 기업의 경영 활동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도 리스크 요인"이라며 "실제 노무현·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된 후 데이터상의 소비 심리가 낮게 나타난 적이 있다. 박 대통령 탄핵 때는 민간소비 증가율이 굉장히 낮았다"고 짚었다.

실제 과거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가 있었던 지난 2004년 1분기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0.1% 감소했다. 2003년 2분기(-0.6%) 이후 3개 분기만의 마이너스(-) 전환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의혹이 처음 제기된 2016년 4분기도 소비가 주춤했다. 2016년 4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0.2%로 같은 해 2분기(0.8%)와 3분기(0.4%) 실적에 못 미쳤다.

이 때문에 기획재정부는 지난 13일 '2024년 12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가계·기업 경제 심리 위축 등 하방 위험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계엄 사태 이전인 11월 평가와 비교하면 "완만한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표현을 빼고,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경제 심리 위축 우려'를 새로 넣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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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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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 혼란은 환율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도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앞서 환율 시장의 경우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달러·원 환율이 1442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고환율이 상당 기간 지속되면 식품과 에너지 등 수입 물가가 올라가 소비자 체감 물가가 상당 폭 오르게 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정부의 능력이 약화해 있어 가격을 관리할 수 있는 여지도 줄어든 상황"이라며 "수입 물가 상승에 대한 시장 반응이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무엇보다도 트럼프식 보호무역주의에 하루빨리 대처해야 할 상황에서 리더십 공백으로 정책 대응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탄핵 국면에는 중국의 고성장(2004년)과 반도체 경기 호조(2016년) 등 우호적인 대외 여건을 발판 삼아 경제적 위기관리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었지만, 이번엔 대외 여건이 나빠 정치적 혼란이 경제에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비상계엄 이후 금융경제 영향 및 대응방향' 보고서를 통해 "과거와 달리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 증대, 글로벌 경쟁 심화 등 대외여건의 어려움이 커진 상황"이라며 "해외 요인이 국내 요인과 중첩될 경우 그 영향이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 경제에 악재가 겹겹이 쌓이면서 내년 성장률 전망이 1%대로 완전히 내려앉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타난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9일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시장 평균보다 낮은 1.8%로 유지하지만, 리스크는 점점 더 하방으로 치우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이미 계엄 사태 이전인 지난 11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내년 성장 전망을 1%대(1.9%)로 낮추기도 했다.

한은은 "추가경정예산 등 주요 경제 정책을 조속히 여야가 합의해서 추진함으로써 대외에 우리 경제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모습을 가급적 빨리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통상환경 변화, 글로벌 경쟁 심화에 대응해 자본시장 선진화, 산업경쟁력 강화 등 구조개혁 노력을 지속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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