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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5 (일)

"트럼프 만나려" 각국 줄 섰는데…尹 탄핵안 통과, 외교 공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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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14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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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국은 한국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는 상황을 지켜보며 이번 사태가 양국 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주요 외신 역시 한국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며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은 높게 평가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집권 2기를 앞두고 외교 공백이 생긴 데 대한 우려가 컸다.

미국은 윤 대통령의 탄핵 가결 후 한국 국민에 대한 지지를 강조하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14일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직후 "우리는 한국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회복력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한미 동맹은 굳건하며 미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에 전념하고 있다"는 입장을 냈다. NSC는 "미국 국민은 한국의 국민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계속해서 나아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중동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역시 이날 요르단에서 기자회견 중 윤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윤 대통령의 탄핵은 민주주의 회복력의 증거"라며 "서울의 새로운 지도부와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한국이 헌법에 명시된 과정을 평화롭게 따르는 것을 보았다"라면서 "한국 국민을 강력하게 지지하며, 철통 같은 한미 동맹도 강력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은 윤 대통령을 탄핵안 가결 후 "대한민국은 EU의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라면서 "이제 한국 헌법에 따라 현재의 정치 위기를 신속하고 질서있게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일본은 탄핵안 가결 후 공식 입장을 내놓진 않았다. 다만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가결 직전 "한일 관계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는다"면서 "표결 결과에 관계 없이 한국과 계속해 긴밀한 의사소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본 정부에선 윤 대통령 탄핵으로 내년 한일 수교 60주년을 앞두고 한일 관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일본은 윤 대통령이 일제 강제징용자 문제 해결을 이끌고 셔틀 외교를 부활시켜 냉랭했던 한일 관계를 크게 개선한 것으로 평가한다. NHK에 따르면 한 일본 정부 관계자는 "앞으로 일본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야당 대표가 한국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개선되고 있는 한일 관계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렇게 되면 위안부 문제 등 현안에서도 목표하는 바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일본 정부는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공식 반응을 삼가며 비상계엄부터 탄핵으로 이어지는 한국의 상황과 거리두기를 하는 모습이다. 윤석열 정부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적이었던 중국 정부지만 최고 지도자의 탄핵, 집권당에 대한 국민의 심판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지지하는 게 중국 정부로선 부담스러울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

관측통들은 탄핵안 가결로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전히 끝난 게 아니라며 이번 사태가 향후 외교 관계 등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레이프 에릭 이즐리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블룸버그를 통해 "국제 경제 파트너들은 불확실성을 좋아하지 않으며 외교 파트너들은 이러한 불안정을 기억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트럼프 취임을 앞두고 한국에 외교 공백이 생긴 데 대한 우려가 크다. 트럼프는 협상에서 지도자 간 개인적인 유대 관계를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워싱턴포스트(WP)를 통해 "트럼프가 한국과 독일에서 병력을 철수하고 동맹국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면서 "모든 국가가 트럼프와 마주 앉아 어떻게든 협상하려는 상황에서 한국은 지도자 부재 상태에 빠져 동맹 관계에서 상당히 불리한 입장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많은 외신은 MZ 세대가 주도한 새로운 집회 문화에도 주목했다. 이번 탄핵 집회는 K팝 아이돌의 응원봉과 K팝이 촛불과 민중가요를 대신한 게 특징으로 지목된다. 블룸버그는 "K팝이 새로운 시위 현상의 중심에 있다"며 한국의 유명 가수 아이유, 소녀시대 멤버 유리 등이 집회에 참석한 이들을 위해 식음료를 선결제한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외신들은 "젊은이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비폭력과 연대의 새로운 시위 문화가 탄생했다"며 "K집회가 차세대 민주주의를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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