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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5 (일)

북한 대남방송에 비상계엄 사태까지…발길 끊긴 접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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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관광지 방문객 줄어…'소음 취약' 캠핑장 휴업도

연합뉴스

소음 송출하는 북한 대남 확성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천·김포=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북한의 대남 확성기 소음이 수개월째 이어진 상황에서 비상계엄 사태까지 겹치면서 접경지 관광객이 감소하고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15일 인천 강화군시설관리공단 등에 따르면 비상계엄 선포·해제 이후인 지난 5∼11일 강화역사박물관 방문객은 모두 1천7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천300명)보다 26%가량 줄었다.

이 기간 교동도 화개정원 방문객 역시 지난해 5천300명보다 19% 감소한 4천300명으로 집계됐다.

세계유산 강화고인돌유적을 품은 강화역사박물관과 모노레일·전망대를 갖춘 화개정원은 모두 강화도 주요 관광지로 분류되지만, 방문객 감소를 피하지는 못했다.

실향민들이 모여 형성한 것으로 유명한 교동도 대룡시장도 최근 관광객이 부쩍 줄면서 예전처럼 북적이는 모습을 찾기 어려워졌다.

교동도에 사는 이모(60)씨는 "교동도 최대 상권인 대룡시장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주변 거리나 주차장이 모두 한산하다"며 "요즘 시국에 현지인들도 불안해하는데 관광객이 찾아올 리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강화평화전망대
[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의 대남방송으로 손님이 줄어 큰 피해를 본 접경지 캠핑장과 야영장들은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경기 김포시 월곶면 한 캠핑장은 4인 가족을 기준으로 총 100팀을 받을 수 있는 시설을 갖췄으나 비상계엄 사태 후 첫 주말인 지난 7일 불과 10여팀밖에 받지 못했다.

캠핑장 관계자는 "겨울 캠핑을 즐기는 분들이 꽤 있어서 예년 같으면 주말에 70∼80팀은 찼지만, 이번 주 토요일 예약도 10팀 안팎인 상황"이라며 "군부대도 가까이 있어 손님들이 방문을 꺼리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강화군 송해면에 있는 야영장의 경우 극심한 운영난을 겪다가 이달부터 결국 휴업에 들어갔다.

야영장 관계자는 "텐트 안에서 귀신 소리가 울리다 보니 손님이 온다고 해도 미안해서 못 받는다"며 "당장 접경지 현안이 해결될 것 같지 않아 장사를 재개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한편 북한의 대남 확성기 소음이 계속되면서 접경지 주민들의 건강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김포 월곶면과 하성면 일대 일부 주민은 지난달 정신건강 검사에서 수면 장애, 스트레스, 불안 증세 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남방송 피해가 집중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 일대 주민 78명 중 10%가량도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goodl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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