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5 (일)

200만개 불티나더니 "요즘 누가 먹어요"…히트 상품 인기 '뚝', 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SNS, 숏츠 활성화로 소비 트렌드 변화... 반짝인기 상품 많아져

머니투데이

CU 인기 상품 생애주기 변화 설명 자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소비 트렌드가 바뀌면서 편의점 히트 상품의 생애 주기가 짧아졌다. 유튜브 숏츠, SNS(사회관계서비스망)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끈 상품이 3~4개월 만에 판매량이 급감하는 사례가 잇따른다.

15일 편의점 CU 운영사 BGF리테일이 유통전망 세미나에서 발표한 '2024년 업계 리뷰' 보고서에 따르면 월간 판매량 상위권을 기록한 인기 제품의 상품 생애주기(PLC)가 평균 22개월에서 최근 4개월로 대폭 축소됐다.

2022년 1월 출시한 CU 연세우유생크림빵은 올해 초까지 판매량 최상위권을 유지하며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 6000만개를 넘은 히트 상품이다.

올해 7월 두바이 초콜릿이 SNS 등을 통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CU는 원재료 수급이 어려운 카다이프 대신 한국식 건면과 피스타치오 분말 등을 활용한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초도 물량 20만개가 하루 만에 완판했고 당월 판매량 200만개를 돌파하며 연세우유크림빵을 제치고 판매량 1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출시 4개월 차인 지난 10월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 판매량은 7월 대비 1/6 수준으로 급감했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한 '이웃집 통통이 두바이식 초코쿠키'는 8월엔 판매량 최상위권이었지만 3개월 뒤인 지난달 판매량은 이때보다 약 45% 감소했다.

GS25에서도 7월부터 잇따라 출시한 두바이 초콜릿, 스모어 초콜릿 등이 2~3개월간 판매량 최상위권을 기록했다가 10월 이후 판매량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상반기 복고 열풍에 따른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전통 디저트 좋아하는 젊은 세대) 트렌드가 확산할 때 세븐일레븐이 출시한 약과 7종도 매출이 단기간 200% 급증했다가 점차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7~8월 선보인 두바이 초콜릿 등 중동 간식 시리즈도 판매량 최상위권을 유지한 기간이 3개월 정도였다.

머니투데이

지난 10월 말 서울 강남구 CU BGF사옥점에 흑백요리사 우승자 권성준 셰프와 협업해 내놓은 ‘밤 티라미수 컵'이 진열돼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편의점 업계에서 인기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넷플릭스에서 화제가 된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셰프와 협업한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CU '밤 티라미수', GS25 '해물누룽지탕', 세븐일레븐 '리얼 밤티라미수', 이마트24 '감태계란마끼' 등이 대표 상품이다.

지난 10월 말 출시한 CU 밤 티라미수는 출시 후 누적 판매량 200만개를 돌파하며 최다 매출 품목에 이름을 올렸다. 다른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흑백요리사 협업 상품도 인기리에 팔린다. 하지만 최근 소비 트렌드를 고려하면 이들 제품이 1년 이상 꾸준히 판매고를 유지하며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편의점 인기 상품 주기가 짧아지고 있는 것은 소비가 SNS와 결합하면서, 2030 소비자들이 끊임없이 콘텐츠가 될 수 있는 새로운 상품을 찾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며 "편의점 업체가 인기 콘텐츠와 연계한 상품을 지속해서 출시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업체들은 이런 트렌드를 고려해 신제품 출시를 앞당기는 역량을 강화한다. GS리테일은 소비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트렌드' 시스템을 활용한다. 이전에는 기획, 개발, 운영 등 최소 12주 걸리던 상품 개발이 이 시스템을 통해 3주 내로 단축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CU도 통상 3~6개월 걸리는 일반 상품 개발과 달리 생애주기가 짧은 트렌드 상품은 개발 기간을 1개월 이내로 최대한 앞당기는 데 주력한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