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대통령 탄핵 집회, 유아차 행렬 이어져
영유아 쉼터 마련, 부모들 "용기 낼 수 있었다"
"이런 일 다시는 일어나지 않길" 부모들 한목소리
14일 키즈버스 앞에 줄지어 있는 유아차 행렬. 박사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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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집회장에는 유아차 주차 행렬이 이어졌다.
영유아를 둔 부모들이 집회에 참석할 수 있었던 것은 부모와 아이들을 위한 쉼터, '키즈버스' 덕분이었다.
16개월 된 딸을 키우는 권순영(46)씨는 지난주 집회에서 기저귀를 갈 곳이 없어 고생한 경험을 계기로, 부모와 자녀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권 씨는 딸의 500일 기념 가족여행을 가기 위해 모아둔 돈을 털어 키즈버스를 준비했다.
이날 키즈버스에는 아이들을 위한 음료와 과자가 준비됐고, 시민들의 기저귀와 물품 후원도 이어졌다. 소문을 들은 한 주차장 운영자가 영유아 부모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주차 공간을 제공하며 호응을 더했다.
덕분에 서울·경기 지역뿐만 아니라 경북 포항, 충남 등 먼 지역에서도 키즈버스를 찾는 부모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집회에 참가하는 영유아를 위해 키즈버스 안에 마련된 간식들. 키즈버스 주최측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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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시흥에서 온 고모(33)씨는 "택시를 타고 혼자 아이를 데리고 왔다"며 "키즈버스가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아들 손을 잡고 온 오모(32)씨는 "야외에서 기저귀를 갈 수 있는 장소가 있는 것과 없는 건 정말 다르다"며 "아이와 함께 나올 용기를 얻었다"고 전했다.
박모 씨는 "키즈버스와 주차 후원의 도움 덕분에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며 "아이들에게 이번 경험이 귀한 가르침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어린 자녀들과 함께한 부모들은 한목소리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포항에서 5살 딸과 함께 온 아빠 이모(45)씨는 "옳지 않은 일에는 함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온 한 부부는 딸을 안고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는데 집에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아기를 데리고라도 힘을 보태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모 강모(34)씨는 "힘들 것 같아서 감기약도 미리 먹고 파스도 붙이고 나왔다"며 "나중에 아이가 부정의를 마주했을 때 이렇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아이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국회 앞 집회참여자들 위한 식당 선결제.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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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에서는 키즈버스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따뜻한 후원도 이어졌다. 거리 곳곳에서 커피, 빵, 김밥 등 다양한 음식이 제공됐으며, 프랑스에서 전달된 커피 1000잔 후원은 연결된 마음, 연대의 힘을 보여줬다.
한편, 이날 오후 5시를 조금 지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집회장에는 뜨거운 환호성과 응원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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