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6 (목)

대왕고래·원전…"대통령 믿고 산 주식 어쩌나" 증권가 전망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윤석열 정부 정책 관련주 전망/그래픽=김지영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정부가 추진했던 정책 관련주들이 변동성을 키웠다. 정책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한 영향이다.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탄핵 정국 물살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가결여부는 지켜봐야 하지만 정책 관련주의 매매 여부를 두고 갈팡질팡하던 투자자의 심리가 또다시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종목들의 단기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중장기 전망은 엇갈린다.

13일 증시에서 윤석열 정부 정책 관련주들의 주가가 약세를 나타냈다. 정부의 동해 유전 개발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대표 수혜주로 구분되는 한국가스공사는 전날보다 800원(2.39%) 떨어진 3만2650원에 마무리했다. 비상계엄 사태의 영향을 받은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20%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한전기술, 두산에너빌리티, 디케이락, 우진엔텍도 약세를 나타냈다.

탄핵 정국에 직격탄을 맞은 건 대왕고래 테마주뿐만 아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주였던 금융주에도 불확실성이 확산했다. 정부가 힘을 실었던 원자력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에 원전주에 대한 투심도 급격히 악화했다. 글로벌 국가 신뢰도가 주요하게 작용하는 방산주 역시 탄핵 정국과 정치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한 업종으로 구분된다.

정책 관련주에 대한 단기 투심은 더 악화될 공산이 크다.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경우 증시 혼란을 부추기던 탄핵 정국의 방향이 하나로 결정된다.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만큼 증시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반대로 현 정부 관련 정책주에는 회피 심리가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악재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주가 하락이 발생하고, 예상치 못한 손실도 발생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정책 관련주에 대한 극단적인 매도 전략보다 선별적 정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우선 대왕고래 테마주의 경우 당분간 상승 동력이 부재할 수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정치 불확실성이라는 악재를 소화한 증시의 단기 반등이 예상된다"며 "정치적으로 의견이 갈리는 업종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대왕고래 테마주"라고 말했다.

실제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경우 정부와 여당, 야권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정책이다. 윤 정부는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중점 사업으로 추진한 데 반해 야당은 예산 감액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 감액을 반영한 내년도 예산 처리를 강행했다. 유전개발사업출자 예산이 505억원 중 전액에 가까운 497억원이나 줄어들었다.

머니투데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한 여당 의원들의 얼굴이 담긴 현수막을 찢고 있다./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 정부는 지난 문재인 정부와 달리 원전에 대한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이에 원전주의 전망도 불투명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원전에 대한 적극적인 스탠스가 경감되더라도, 원자력의 효율성과 대체 불가성을 고려할 때 중장기 성장성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있다. 미국, 프랑스, 일본 등 글로벌 주요 국가가 친원전 태도를 보이는 흐름을 무조건 외면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은 "탄핵 가결로 범야권의 지배력 강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22대 총선 공약을 두고 비교해보면 여야 간 에너지 정책상의 견해차가 뚜렷하다. 야당 집권 시 탈원전 방향 전환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하지만 원전이 갖는 경제성(저비용 발전원)과 탄소배출량 절감 효과를 고려했을 때 당장은 원전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이 부재해 시장의 우려는 다소 과도하다"고 설명했다.

타 정책 대비 밸류업 프로그램의 방향성은 견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는 여야가 공통적으로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주의 주가 하락은 저가 매수 기회라는 게 증권가의 의견이다. 정용택 이코노미스트는 "밸류업의 경우 민주당도 크게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여야 간 이견이 없는 만큼 투심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방산 업종도 단기적인 타격은 있겠지만, 수출 성장세 등을 고려할 때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서재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방산 업종은 최근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져 영향을 받았다"며 "일부 구매국에서 정치적 불안정을 이유로 사업 추진의 의사결정을 미룰 순 있지만 당장의 먹거리를 위협하진 않을 것"이라며 "과거 대비, 글로벌 피어 대비 디스카운트 구간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정책 리스크를 온전히 회피하고 싶은 투자자라면 다른 대안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비교적 정책 불확실성에서 자유로운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우주항공, 음식료, 조선, 바이오 종목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수출 비중이 높은 조선, 바이오에 증권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반도체도 모멘텀에 따라 선별적 접근이 가능하다"고 했다.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방윤영 기자 byy@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