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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 (토)

父子 세습한 독재 정권, 53년만에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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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샷 국제뉴스]

혹독한 추위처럼 세계 각국도 격랑의 12월을 맞고 있습니다. 중동에서는 13년간의 내전을 뒤로하고 시리아 독재 정권이 무너져 과도정부가 들어서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습니다. 다음 달 취임하는 트럼프 2기 ‘으름장’에 캐나다를 비롯한 국가들은 월동 채비에 나섰습니다. 프랑스도 신임 총리 임명을 놓고 여야가 극심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혼란스러운 겨울 한 주간 격동했던 세계 소식, 간추린 일곱 가지 국제뉴스로 전해드립니다.

◇父子 세습한 독재 정권, 53년만에 무너졌다

조선일보

8일 시리아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하면서 13년간 이어진 내전에 종지부를 찍은 가운데 스웨덴 스톡홀름시티역 광장에 모인 시리아인들이 아사드 정권 붕괴에 환호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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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악명 높은 독재자로 2011년 ‘아랍의 봄’ 때도 살아남았던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수도 다마스쿠스로 밀고 들어간 반군에게 패배하면서 8일 정권을 잃었습니다. 13년간 이어진 시리아 내전이 마침내 종식된 것입니다. ‘아랍의 봄’ 이후 시리아는 종교·민족·지정학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내전으로 치달았고, 이로 인해 5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600만명이 넘는 난민이 시리아를 떠났습니다. 이번 반군의 ‘깜짝’ 승리는 뒷배로 알려졌던 러시아와 이란, 레바논의 이슬람 무장 단체 헤즈볼라의 지원이 줄어든 것이 원인이 됐다고 합니다.

정권을 잃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2000년 취임한 시리아의 6대 대통령입니다. 아버지인 하페즈 알아사드(1971~2000년 재임)가 사망한 직후에 대통령직을 세습받은 독재자였습니다. 취임 직후엔 과감한 개혁 과제를 추진하기도 했지만, 곧장 장기 집권 토대를 만들기 위한 선대의 ‘철권통치’를 답습했습니다. 비판적 언론인과 인권 운동가들을 체포하며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막았고, 반정부 인사와 반군을 전기 고문하고 성폭행하는 등 인권 탄압도 일삼았습니다. 알아사드는 반군이 쳐들어오기 전 러시아로 망명을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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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겡끼데스까”… 日 영화 ‘러브레터’ 주인공 나카야마 미호 사망

조선일보

한국에서 1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은 일본 영화 '러브레터' 주인공 나카야마 미호. /조이앤컨텐츠그룹


영화 ‘러브레터’에서 “오겡끼데스까”라는 명대사로 한국에서도 유명세를 떨친 일본 여배우 나카야마 미호(54)가 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나카야마는 지난 6일 도쿄 시부야의 자택 욕조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요, 나카야마를 부검한 일본 경시청은 “사인은 입욕 중 일어난 불의의 사고로 판명됐다”고 밝혔습니다. 목욕 중 욕조에서 익사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목욕 중 익사는 이례적으로 보이지만, 매일 욕조에서 더운물 목욕을 하는 일본에선 연간 1만9000여 명이 숨지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65세 이상에선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두 배나 많다는 통계도 있을 정도입니다. 일본 언론은 ‘히트 쇼크’ 등 세 가지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추운 날 욕조에 들어가 급격히 체온이 변하면서 심장이나 혈관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목욕 중 깊이 잠들었거나, 체온이 상승해 의식을 잃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제는 관객들의 기억 속에 추억으로 남게 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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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여 명 목숨 빼앗아 간 ‘인간 도살장’… 실종 가족 찾아 인산인해

조선일보

지난 9일 한 남성이 시리아 세드나야 감옥 안에서 발견한 올가미 모양의 밧줄을 들고 있다. 수감자들을 처형하는 용도로 쓰였던 것으로 보인다. 알아사드는 정권을 비판하는 이들을 무차별적으로 억압하고 잡아들였다. 세드나야 감옥은 그중 가장 악명 높은 감옥으로 꼽힌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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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시리아 독재 정권이 무너졌다고 전해드렸죠. 정권을 붕괴시킨 반군이 시리아 전역에서 정치범 수십만 명을 석방하면서 이들이 갇혀 있던 감옥의 잔혹한 참상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특히 ‘인간 도살장’으로 악명 높았던 세드나야 감옥의 실체가 낱낱이 공개돼 전 세계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현재까지도 감옥에는 알아사드 정권 치하에서 가족이나 지인이 체포·투옥됐거나 행방불명된 주민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합니다.

세드나야 감옥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북쪽으로 30km쯤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알아사드 정권은 수십 년간 정권을 비판하거나 입맛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이곳에 무차별적으로 수감했습니다.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이후부터 2018년까지 3만명 이상이 이곳에서 처형되거나 고문·굶주림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수감자들은 바닥이 피와 땀으로 범벅된 공간에서 지냈으며, 서로를 고문하라는 명령도 받았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심지어 2000년 퇴임한 아버지 알아사드 대통령 때부터 수감돼 이번 반군의 승리를 계기로 해방된 수감자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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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스타벅스 빨대 종이에서 다시 플라스틱으로

조선일보

일본 교토 스타벅스 니넨자카 야사카차야점 외관. /tsunagu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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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스타벅스가 종이 빨대에서 플라스틱 빨대로 ‘복귀’를 선언했습니다. 플라스틱 빨대가 환경을 오염시킨다며 모든 매장에서 퇴출한 지 5년만입니다. 전국 1986개 점포에서 사용 중인 종이 빨대를 내년 3월부터 플라스틱으로 순차적으로 교체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일반 빨대보다 굵은 프라푸치노(얼음을 갈아 만든 음료)용 빨대도 4월부터 플라스틱으로 바뀔 예정입니다.

앞서 2018년 일본 스타벅스는 플라스틱 빨대 철폐를 선언했습니다. 석유 기반 원료가 쓰이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을 촉진하는 범인으로 몰렸기 때문이죠. 그 결과 2020년 전국 점포 빨대는 종이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종이 빨대, 금방 눅눅해지고 음료 맛이 변질된다며 소비자 불만이 속출했습니다. 더구나 재활용도 불가능해 되레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잇따랐습니다. 일본 스타벅스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내년부터 사용될 플라스틱 빨대를 분해 가능한 식물성 원료로 제작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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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의식해서? 캐나다 또 ‘빅 컷’

조선일보

티프 매클럼 캐나다중앙은행 총재가 지난 4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타와에서 기준 금리를 인하한 후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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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돌아옵니다. 그래서 일까요, 캐나다 중앙은행이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낮추는 ‘빅 컷’을 단행했습니다. 지난 10월에 이어 또다시 캐나다가 ‘빅 컷’을 단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같은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캐나다와 멕시코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것에 따른 선제적 대응 조치로 풀이됩니다. 내년 1월 취임하는 트럼프가 실제로 관세를 부과할 경우 최근 높은 실업률과 낮은 경제성장을 보이는 캐나다 경기가 얼어붙을 수 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캐나다는 지난 6월부터 다섯 번 연속으로 금리를 인하(총 1.75%포인트)했고, 이날까지 두 번 연속 ‘빅 컷’을 단행하면서 현재 캐나다 금리는 3.25%가 됐습니다. 두 번 연속 ‘빅 컷’은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면 2009년 금융 위기 이후 처음이라고 합니다. 앞서 티프 매클럼 캐나다은행 총재는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 대해 “현실화될지 알 수 없다”면서도 “매우 파괴적이고, 불확실성의 주요 원인”이라고 했습니다. 트럼프 2기에 대비해 각국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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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과 트럼프는 사면권 경쟁 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 마리화나 소지 등 비폭력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39명을 사면하고, 1500여 명에 대해 감형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이는 하루 동안 이뤄진 사면·감형 대상자 수 기준으로 미국 역사상 최대 수치라고 합니다. 이 조치는 탈세와 불법 총기 소지 혐의로 기소됐던 바이든의 차남 헌터 바이든을 사면한 지 11일 만에 나온 것인데요. ‘아들을 사면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뒤집고 비판 여론이 거세자 이를 피하기 위한 ‘물타기’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편 다음 달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도 2021년 1월 대선 패배 이후 워싱턴 DC의 의사당에서 폭동을 일으켜 처벌받은 자신의 열성 지지자들 대다수를 사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의회 난입 과정에서 경찰관 한 명을 포함해 다섯 명이 사망하고 184명이 다쳤으며 1265명이 체포됐습니다. 트럼프는 아예 취임 뒤 ‘첫 시간(first hour)’ 내에 사면을 실행하겠다며 확고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권력 이양을 앞둔 대통령과 차기 대통령이 사면권을 남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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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서지 않는 마크롱… 새 총리 임명

조선일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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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정치 상황도 요동치고 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13일 새 총리로 프랑수아 바이루 민주운동 대표를 임명했습니다. 바이루 신임 총리는 마크롱이 2017년 대선에서 처음 당선된 직후부터 그를 지지해 온 중도 성향의 오랜 우군입니다. 총리 교체는 앞서 프랑스 정부가 재정 적자 해결을 위해 400억 유로 규모 증세와 긴축 예산안을 내놓자, 야당이 거세게 반발하며 총리 불신임안을 통과 시켰기 때문에 이뤄졌는데요. 당시 프랑스 의회는 야당인 좌파 연합이 발의한 바르니에 총리 불신임안을 재적 의원 574명 중 331명의 찬성으로 전격 통과시켰습니다.

야당은 또다시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좌파 연합(NFP) 내 극좌파인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는 이날 바로 “바이루 총리 불신임안을 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야권 내 최대 세력인 좌파 연합(180여석)은 지난 7월 총선 승리 이후 줄기차게 “좌파 정당 출신을 총리에 앉히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마크롱은 “나라를 극우·극좌의 손에 넘길 수 없다”며 범여권 인물을 계속 총리로 밀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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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원샷 국제 뉴스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토요일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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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보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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