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에 있다는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는 이 명패. 그러나 어제(12일) 윤 대통령의 29분 짜리 대국민 담화 내용은 과연 대한민국의 국정을 책임지는 대통령의 것이 맞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변명과 궤변으로 채워졌다는 평가를 받는 어제 담화는 윤 대통령이 직접 쓴 걸로 파악됩니다.
강희연 기자입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어제 대국민 담화에서 '광란의 칼춤', '괴물', '패악'과 같은 과격한 표현을 쏟아냈습니다.
[4차 대국민 담화 (어제) : 야당은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죄에 해당한다며 광란의 칼춤을 추고 있습니다. 거대 야당의 반국가적 패악을 알려 이를 멈추도록 경고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거친 표현들이 담긴 담화문은 윤 대통령이 직접 쓴 걸로 파악됐습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 매우 소수만 담화 내용을 공유했고, 정무나 홍보 파트에서도 발표 직전 알게 된 걸로 전해집니다.
'반국가세력'이란 표현 역시 윤 대통령이 그동안 공식석상에서 즐겨 쓰던 용어입니다.
[1차 대국민 담화 (지난 3일) :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을지국무회의 (지난 8월 19일) :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반국가세력들이 곳곳에서 암약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틀린 내용도 상당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야당이 차세대 원전 개발 관련 예산을 거의 전액 삭감했다"고 주장했지만 산업부의 원전 관련 내년도 예산은 모두 감액 없이 국회를 통과한 걸로 나타났고, "야당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시도하고 있단" 주장 역시 현 정부 들어 폐지 법안이 발의된 적은 없었습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본인의 육성을 글로 바꿨을 가능성이 높다"며 "대통령실 내 정상적인 팀이 붙었다면 그렇게 쓰지 않았을 거"라고 꼬집었습니다.
[영상취재 주수영 방극철 / 영상편집 최다희 / 영상디자인 조승우]
강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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