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11월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조현옥 신임 주독일 대사에게 신임장을 수여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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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의 뇌물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조현옥(68) 전 인사수석을 재판에 넘겼다. 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숙명여고 2년 후배인 조 전 수석은 2017∼2019년 대통령비서실 인사수석에 이어 2020년 11월부터 약 2년간 주독일 대사를 지냈다.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 한연규)는 전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조 전 수석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조 전 수석은 2017년 12월 중순 이상직 전 국회의원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으로 내정하고, 선임 과정을 지원하라고 인사 담당자들에게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전 의원이 2018년 3월 중진공 이사장으로 임명된 것과 4개월 뒤 문 전 대통령 딸 다혜(41)씨의 전남편 서모(44)씨가 항공업 경력이 전무한데도 이 전 의원이 실소유한 태국 저가 항공사 타이이스타젯 전무이사로 채용된 것 사이에 뇌물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이 전 의원이 중진공 이사장으로 채용된 경위 △서씨가 타이이스타젯에 취업하기 전 근무했던 게임회사 토리게임즈에 취업한 과정 △다혜씨 부부가 태국으로 이주하는 과정에 청와개 개입·지원 등이 있었는지 들여다봤다.
증거 확보를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인사혁신처, 중진공, 대통령기록관 등 압수수색에 이어 조 전 수석을 비롯해 홍종학 전 중기부 장관,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줄줄이 불러 조사했다. 조현옥 전 수석은 지난 5월 2일 피의자로 전환됐다.
검찰은 서씨가 다혜씨, 아들과 태국에 거주하면서 타이이스타젯으로부터 약 2년간 받은 월급(800만 원)과 주거비 등 2억2,300만 원을 이 전 의원이 문 전 대통령에게 건넨 뇌물로 의심한다. 일정한 수입이 없던 다혜씨 부부가 문 전 대통령 부부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했는데, 이 전 의원이 향후 자신의 사업 또는 정치적 이득을 노리고 대신 금전적 지원을 했다는 논리다.
이 사건과 관련해 조 전 수석 외에도 문 전 대통령(뇌물수수), 이상직 전 의원(뇌물공여·업무상배임), 박석호 타이이스타젯 대표(업무상배임) 등 3명이 입건됐다. 검찰 관계자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공소시효가 7년이라 조 전 수석을 먼저 분리해 기소했다"며 "나머지 뇌물 관련 혐의 피의자들은 아직 공소시효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조 전 수석 공판은 추후 청와대 소재지 관할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전주= 김혜지 기자 fo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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