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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 “비상계엄 발표 전, 대통령에게 ‘조치사항’ 문서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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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9시 집무실 방문 후 ‘100분간의 상황’

김용현·이상민과 통일부 장관·국정원장 재석

기재부 장관은 “계엄 발표 뒤 조치사항 받아”

경향신문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3일 국회 본회의 비상계엄 긴급 현안질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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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2·3 비상계엄 선포 전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이후 조치사항이 담긴 문서를 받았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 현안질문’에서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일(3일) 오후 9시경 대통령 집무실에 도작하여 오후 10시 40분에 떠났다고 하는데 1시간 40분 동안의 상황을 설명해달라”고 하자 이같이 말했다.

조 장관은 “오후 8시50분 정도에 도착해 9시쯤 집무실로 안내받아 들어가 보니 네댓 분의 국무위원들이 미리 와 계셨다”며 “앉자마자 비상계엄을 선포하겠다고 대통령님이 말씀하시면서 종이 한 장을 주셨다. 그 속에는 외교부 장관이 조치할 간략한 몇 가지 지시 사항이 있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당시 집무실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있었다고 했다.

조 장관은 문서 내용 중 ‘재외공관’이라는 단어만 기억난다고 말했다. 그는 “상세한 것은 아니고 서너 줄로 돼 있어서 기억을 못한다”며 “특별한 내용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이런 상황이 있으면 일반적으로 했을 조치라고 생각해서 내려놨다. 놓고 나와서 갖고 있지도 못하다”고 했다.

조 장관은 ‘동맹국인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어떤 조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없었냐’는 이 의원 질문에 “그런 구체적인 얘기를 나누지는 않았다”고 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발표한 뒤에 종이 한 장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어떠한 문건도 대통령이나 총리로부터 받은 적 없냐’는 고민정 민주당 의원 질의에 “(대통령이) 계엄을 발표하시고 들어오셔서 저를 보시더니 참고하라고 하면서 옆에 누군가가 접은 종이 한 장을 줬다. 경황이 없어 주머니에 넣고 (대통령실을 나와) 시장 상황을 챙겨야 해 (기재부) 간부 회의하러 가는 길에 차관보에게 갖고 있으라고 줬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간부회의가 끝날 때쯤 차관보가 ‘아까 저한테 주신 문건이 있다’고 해 리마인드 시켜줘서 그 때 확인을 했다”며 “(종이에는) ‘비상계엄 상황에서 재정 자금 유동성 확보를 잘하라’는 내용이 기억난다”고 했다. 최 장관은 이 종이를 폐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무위원들은 이날도 비상계엄 선포 전 여러 차례 윤 대통령을 만류했다고 주장했다. 조 장관은 “총리께서 외교부 장관은 어떻게 생각하시느냐고 물어보시길래 여러 차례에 걸쳐서 ‘외교적 파장뿐 아니라 대한민국이 지난 70여년간 쌓아올린 모든 성취를 한꺼번에 무너뜨릴 수도 있을 만큼 심각한 사안이니 재고해주십시오’라고 거듭 요청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어제 담화 내용에서 밝히신 것과 같은 취지의 내용을 말씀하시면서 ‘이건 나의 판단에서 하는 거다’라고 주장을 굽히지 않으셨다”고 했다.

조 장관은 “(대통령이) ‘이제 나가달라’고 해서 집무실 옆 대접견실로 자리를 옮겨서 총리님을 모시고 이런저런 걱정과 우려를 하면서 토론도 했고 여러 가지 걱정을 나눴다”며 “대통령님이 다시 총리를 부르셔서 총리께서 들어가서 논의를 하는데 총리께서 ‘국무위원들의 의견을 더 들어봐야 되지 않겠느냐’는 말씀을 대통령에게 하는 것을 들었다. 그래서 한 사람씩 연락을 해서 20~30분 사이에 여러 위원들이 도착했다”고 했다. 그는 “(국무위원들이) 시시각각 다른 시간에 도착했기 때문에 거기서 회의를 열고, 토론을 할 환경이 아니었다”며 “몇 분이 또 들어가셔서 반대 의견을 내셨다”고 했다.

조 장관은 한 총리 외에 최 부총리,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집무실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대통령께서 나오셔서 발표하러 가신다고 해서 제가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서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다시 한 번 재고해주십시오’라고 만류했지만 (대통령이) ‘상황이 이미 종료된, 급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더 이상 무를 수 없다’ 그러시면서 발표하러 나가셨다”고 했다.


☞ 송미령 “대통령, 2~3분 국무회의 참석 후 사라져···휴대전화로 비상계엄 선포 지켜봐”
https://www.khan.co.kr/article/202412111741001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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