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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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내란사태’가 터진 지 10일째인 12일도 금융시장은 ‘윤석열 리스크’로 크게 출렁였다. 시장이 열린 지 40분이 지난 시점에 윤석열 대통령의 담화가 발표되자마자 국내 주가지수는 발작하듯 상승폭을 반납했으며, 원화 가치도 하락했다. 다만 오후 들어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반발 매수세가 확대되며 전날보다 상승 마감했다. 원화 가치도 소폭 상승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39.61(1.62%) 오른 2482.12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내란죄 피의자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4거래일 연속 큰 폭으로 하락한 뒤 3거래일 연속 상승 중이다. 다만 이날 종가는 비상계엄 선포 직전의 주가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코스닥지수도 이날 7.43(1.10%) 오른 683.35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국내 증시는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다. 한 예로 코스피의 장중 변동폭은 약 40포인트에 이르렀다. 이날 높은 변동성은 시장이 열린 지 40분 뒤에 시작된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영향을 줬다. 오전 10시께 장중 최저가에 근접한 수준까지 지수가 급락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선포한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국민과 함께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정국 조기 안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취지의 발언이었던 셈이다. 전날보다 14.12(0.58%) 오른 2456.63으로 시작하는 등 장 초반 훈풍이 돌던 시장이 담화 발표로 순식간에 얼어붙었던 까닭이다. 코스닥지수와 서울 외환시장에서의 원-달러 환율 움직임도 코스피와 엇비슷했다.
다만 이날 오후 들어 국내 증시는 빠른 상승세를 보였다. 기관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강해지면서 지수는 꾸준히 올랐다.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국민의힘 의원이 늘어났다는 보도가 나오고 국회 본회의에서 내란 일반 특검과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됐다는 뉴스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선 윤 대통령 담화를 계기로 정국의 방향이 탄핵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다소 줄어든 게 아니냐는 낙관적 해석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금융시장의 불안 요소는 남아 있다. 외국인 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 사흘 연속 순매도세를 보이는 등 내란 사태로 이탈한 투자자들의 복귀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다. 이날 외국인의 순매도 금액은 약 200억원이며, 개인투자자도 2천억원 이상 순매도했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4천억원 가까이 순매수하며 시장을 간신히 떠받쳤다. 이날 지수의 상승 마감도 내란 사태 이후 단기 급락에 따른 단순 저점 매수에 따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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