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로 원유 사는 정유업계, 환차손 불가피
정제마진 반등 불구 4분기 실적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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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및 탄핵 정국 영향으로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서 정유업계 내 긴장감이 엄습하고 있다. 원유를 달러화로 수입해 석유제품을 재수출하는 업계 특성상 환차손 부담이 발생,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다.
원유 수입량, 수출량比 2배…당기 순익 직격탄
최근 3개월간 원달러 환율 추이./그래픽=비즈워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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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사태로 달러-원환율이 최근 2년여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12일 오후 3시 기준 달러-원 환율은 1431.2원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엔 전 거래일 대비 5.3원 오른 1432.2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언 직후인 4일 종가 기준(1410.1원)과 비교했을 때, 일주일만 22원 이상 상승한 수준이다.
고환율은 국내 정유업계에 악재로 작용한다. 정유업계는 연간 10억배럴 이상 원유 전량을 해외서 달러로 사들인다. 이후 이를 석유제품으로 가공, 외국으로 재수출한다. 환율이 높아지면 환차손 위험이 커지는 구조다.
지난 3분기 정제마진 약세로 수천억원대 손실을 입은 정유업계 내에선 "내우외환에 시달린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정제마진'은 정유사의 실적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제품가격에서 원유가격 등 제반 비용을 제했을 때 정유사들이 실질적으로 갖게 되는 순익이다.
통상 정제마진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는데, 3분기 정제마진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올 3분기 정제마진은 배럴 당 평균 3.5달러로, 1분기(7.3달러) 대비 반토막에 그쳤다. 전년 동기(9.6달러)와 비교했을 땐 63.5% 급감한 수치다.
이에 국내 정유 4사의 합산 영업손실은 1조5000억원에 달했다.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영업손실 4233억원을 기록, 석유사업 부문에서 6166억원의 적자가 났다. 에쓰오일은 영업손실 4149억원으로 적자전환했고 HD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도 각각 2681억원, 3529억원 손실을 봤다.
그나마 정제마진이 11월부터 6달러대로 회복하며 한숨 돌리는 듯 했으나, 예상치 못한 환율 급등에 당혹스러운 모양새다. 국정 공백이 장기화할수록 소비심리가 얼어붙을 수 있고 이 경우 제품판매도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정유업계의 원유 수입량은 제품 수출량보다 2배 가량 많다"며 "순 수입량이 많은데 환율이 오르니 환차손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환율 시기엔 수출로 인한 영업이익 상승 가능성도 공존하나 결과적으로 당기순이익이 감소,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최근 정제마진 반등에 힘입어 4분기 실적 개선 희망이 보였으나 급작스러운 환율 상승에 실적에 먹구름이 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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