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제정된 낡은 방송법 규제 개혁 필요"
방송·OTT 함께 다룰 통합 미디어 법제 필요해
"공영방송법 분리…정쟁 그만하고 대타협해야"
이병석 한국IPTV방송협회장이 12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에서 개최한 ‘2024 IPTV의 날’ 행사에서 개회사를 말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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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미디어 산업은 전대미문의 위기다", "국내 시장에서 넷플릭스만 돈 번다"
국내 방송 업계 관계자들이 글로벌 OTT 플랫폼과 경쟁하기 위해 방송법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병석 한국IPTV방송협회장은 12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에서 ‘2024 IPTV의 날’ 행사를 열고, “국내 미디어산업이 전대미문의 위기에 처해있다”며 규제 개혁을 촉구했다.
이병석 회장은 "(국내 미디어 기업은) 낡은 방송법 적용을 받아 두 다리에 무거운 모래주머니를 차고 거대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과 경쟁하고 있는 형국"이라면서 "우리 시장에서 아무런 제약 없는 무풍지대처럼 자유롭게 활보하고 있는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과 규모의 경제, 자본력, 기술력 등에서 체급의 차이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국내 미디어 산업에 특혜를 달라는 것이 아니다. 글로벌 플랫폼이 사회적 영향력에 비례한 사회적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중론을 전달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KT 임현규 KT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이 12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에서 개최한 ‘2024 IPTV의 날’ 행사에서 글로벌 OTT와의 경쟁 속에 IPTV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는 취지로 발표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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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규 KT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은 "국내 시장에서 넷플릭스만 돈을 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라면서 "넷플릭스의 강력한 투자 효율성에 국내 OTT는 벌써 위기에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현규 부사장은 "2023년 말 구독료를 40% 정도 기습 인상했듯이 OTT가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해외에서 각광받고 있는 스마트 TV도 머지않아 태풍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2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에서 열린 ‘2024 IPTV의 날’ 행사에서 종합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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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토론에서는 △사문화된 규제 폐지 △OTT와의 규제 형평성 제고 △사전 규제 대신 사후 규제 강화 △공·민영방송 법체계 분리 등 다양한 규제 개선에 대한 제언이 나왔다.
박성순 배재대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는 "모호한 건 배제하고 실질적으로 지켜야 하는 규정들을 자율 규제 영역으로 다뤄야한다"면서 "그림자 규제가 상당히 많은데, 원칙 중심 규제로 가이드라인에 근거한 사전 규제보다 금지 행위에 기반한 사후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은 "기존 규제 120개 중 90개가 사전 규제로, 사후 규제가 취약하다"면서 "사전 규제적 성격을 폐지하고 이에 대한 부작용을 막을 사후 규제를 고민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 미디어법제를 제정하고, 계층별 규제 수준의 전면적인 완화를 통해 산업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정부와 국회가 정파적 공영 방송 논쟁에서 벗어나 규제 개혁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이종관 수석전문위원은 "국회와 정부 모두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이런 논의가 15년 동안 반복되고 있어 '입법부작위'를 자꾸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면서 "정파성이 강한 공적인 영역은 법체계를 분리하고 산업적인 부분은 통합 법제로 따로 가져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곽규태 순천향대 교수는 "정부를 구성할 때 인수위 때부터 부처 업무 조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정부 조직을 규정하지 않은 채 부처가 정리되지 않으면 법이 통합되기도 힘들고 규율하는 (규제) 사항도 줄어들 소지가 적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투데이/안유리 기자 (inglass@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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