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들, 윤석열 의료 농단에 참여 말라” 호소했지만…증원 철회 사실상 불가능
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날 진행한 비대위 첫 회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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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도 의과대학 수시 최초합격자 발표 마무리를 하루 앞두고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대학 총장들을 향해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라”라고 촉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포고령에 전공의를 언급하며 ‘처단한다’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서도 거듭 비판했다.
12일 의협 비대위는 전날 진행한 제4차 회의 결과를 서면 브리핑하며 이같이 밝혔다. 비대위는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농단을 통해 온 국민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역시 독단적으로, 강압적으로 진행됐음을 알게 됐다”라며 “포고령은 전공의들을 처단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공의들을 국민이 아닌 도구로 취급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이 이대로 증원된다면 의학교육 현장은 향후 10년 이상 부작용에 시달릴 것”이라며 “제대로 배우지 못한 의사들이 배출되어 평생 환자를 진료할 것입니다.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우리나라 의료는 추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비대위는 “최근 전국 의과대학생은 이런 교육환경을 거부하며 내년 3월에도 복학할 수 없다고 결의했다”라며 “내년 상반기 전공의 지원율은 8.7%인 314명에 불과해 의료공백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교육부는 이 사태를 책임지고 해결할 의지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비대위는 의대를 운영 중인 대학 총장들을 향해 “총장님들마저 이대로 방관하신다면 우리나라 의학교육과 의료체계는 파탄에 이르게 될 것”이라며 “이미 전국 의대생(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은 물론, 전국 의대 교수(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전국 의대 학장(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께서 한목소리로 총장님들께 2025학년도 신입생 모집 중단을 요청한 바 있다”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늦지 않았다”라며 “총장님들께서 윤석열 대통령의 교육 농단·의료 농단에 더는 참여하지 않기를 간곡히 요청한다”라고 재차 촉구했다.
비대위는 출범 직후부터 줄곧 의대 신입생 모집 중지를 요청했다. 하지만 의과대학의 수시 일정이 상당 부분 진행된 시점에서 비대위의 요청은 관철되기 어려워 보인다.
전국 40개 의과대학의 수시 최초합격자 발표는 11월 7일 건양대학교를 시작으로 속속 진행됐으며, 전날 건국대(글로컬), 고신대, 대구가톨릭대, 조선대, 한림대 등이 완료했다. 나머지 대학들 역시 13일까지 발표를 마무리한다. 합격자 등록 기간은 16일부터 18일까지다. 등록하지 않은 인원에 대한 추가모집 이후 충원되지 않은 인원은 정시 모집으로 이월된다.
올해 의대 수시 모집 인원은 3118명으로, 2024학년도 총 모집정원(3058명)보다도 많다. 합격자가 이미 발표된 상황에서 신입생 모집 중지는 실현되기 어려워 보인다. 정시 모집 원서 접수는 31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진행되며, 이 절차가 시작되면 정시 모집 인원도 조정 불가능해진다.
각 대학들이 수시 합격자 중 미충원 인원을 정시로 이월하지 않고, 정시 모집은 아예 진행하지 않으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정원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교육부는 입시제도의 안정성을 훼손할 수 없다며 이 같은 방안에 선을 그었다.
[이투데이/한성주 기자 (hsj@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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