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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취재수첩] IT 전문가 군단이 심폐소생하는 싸이월드, 결정적 한 방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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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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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우리 아니면 해낼 팀이 없겠다고 생각했다. 더 이상은 없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여러분께 인사를 드리게 됐다.”

함영철 싸이커뮤니케이션즈(싸이컴즈) 대표가 전날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열린 싸이월드 서비스 소개 기자간담회에서 한 인사말이다. 최근 몇 년 새 여러 번 새 주인이 바뀌며 운영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던 싸이월드가 내년 하반기 정식 서비스 출시를 예고했다.

비슷한 전적이 많은 만큼 여론은 기대 반 의심 반이다. 추억의 사진들을 되찾고 싶다며 향수에 젖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예수도 아닌데 툭하면 부활이냐’, ‘이제는 놔줘야 한다’는 냉정한 반응도 있다.

실제 이날 행사는 싸이월드 부활을 두고 이어지는 온갖 설왕설래에 대해 답하고 시장과 이용자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함영철 싸이컴즈 대표와 류지철 싸이컴즈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주요 경영진은 50분가량 진행된 발표를 통해 일부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키겠다는 듯 청사진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다음(Daum)·카카오게임즈·펄어비스 등 IT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경영진들 ▲2022년 메타버스 플랫폼·소셜 앱 ‘본디’ 인기가 보여준 싸이월드 재기 가능성 ▲페타바이트(PB)규모에 달하는 데이터 복원에 총력 ▲투자금 유치를 위한 대기업들과의 태핑(수요조사) 노력 등을 전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근본적인 해법이 될 싸이월드 신규 전략은 비중이 크지 않았다. 기존 도트 디자인에서 3차원(3D) 비주얼로 제작되는 ‘미니미’와 채팅 중심 커뮤니티 ‘클럽’에 더해 1020 젊은 층 유입을 겨냥한 ‘게임’ 도입 역시 넷플릭스, 텔레그램 등이 제공하는 미니게임 서비스 방식이 될 것이라는 언급 외에 뚜렷한 내용이 없었다. 설립 3개월 차 신생 기업인 점을 감안해도 다소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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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응답 시간에도 ‘기존 과거 이용자와 신규 이용자를 동시에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과 ‘비즈니스모델(BM) 구조 부연’ 등 취재진 질문들에 “지금 단계에서 전략을 공개적으로 말씀드리기 쉽지 않다”라거나 “게임 경우 추후 다시 설명할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식으로 갈음했다.

물론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게임 스타트업 투바이트 대표를 겸하는 함영철 대표는 펄어비스 대표작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검은사막’ 글로벌사업을 총괄하고 다음뉴스 ‘아고라’ 등 주요 포털 서비스를 기획한 경험이 있다. 그외 CTO와 최고 제품 책임자(CPO),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 최고 운영 책임자(COO) 등 주요 구성원 모두 IT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이다.

신뢰 회복이라는 막중한 과제를 안고 국내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경쟁하게 될 싸이월드는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분명한 건 과거 싸이월드 이용자 시선에서도 결정적 한 방이 필요해 보인다는 것이다. 싸이컴즈 경영진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피로감이 높은 개방형 소통 플랫폼과 정반대 길을 걷겠다며 싸이월드 지향으로 든 건 네이버 블로그였다.

다만 네이버 블로그가 출시 20주년 만에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건 단순히 좁고 깊은 소통 창구로서 나만의 공간을 제공해서가 아니다. ‘기록’과 ‘소통’이라는 본질을 지키되, ‘주간일기 챌린지’, ‘포토덤프 챌린지’ 등 시기별 소셜 미디어 트렌드까지 ‘블로그화’한 영향이 크다.

블로그는 더 나아가 네이버 숏폼 ‘클립’을 서비스 전면에 내세우고 창작자 생태계 확대에 적극 투자하는 등 변화도 모색하고 있다. 새출발을 선언한 싸이월드가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를 하나로 묶을 세대 통합 플랫폼으로 거듭나려면 더 많은 고민과 설득력을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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