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챗GPT 달리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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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대역전극이 없다면 올해는 국내 주식 투자자에게 힘겨운 한 해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지수는 올해 들어 8.01%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22% 내렸다. 특히 두 지수 모두 올해 하반기 들어 월봉 기준 6개월 연속 내림세다.
그래도 주식시장에선 ‘골이 깊으면 산도 높다’가 격언으로 통한다. 주가지수가 크게 하락하고 이듬해에는 보통 올랐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만 놓고 보면 IT 버블이 터졌던 2000년 50.9% 폭락하며 반토막이 났지만, 2001년 들어서는 37.5% 올랐다.
2002년 카드대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2018년 미·중 무역분쟁, 2022년 글로벌 긴축 쇼크 등의 위기를 겪고 난 이듬해 코스피지수는 올랐다. 코스닥지수도 큰 차이가 없다. 2018년 15.4% 하락하고, 이어 2019년 0.9% 떨어진 것이 예외 사례로 꼽힌다.
새해에도 이 같은 법칙이 맞아떨어진다면 코스피·코스닥지수가 오를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주가수익비율(PER·시가총액 ÷ 순이익)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시가총액 ÷ 순자산) 등의 지표로 봐도 국내 증시가 저평가 상태인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성장률이다. 폭락을 겪었던 증시가 다시 뛰려면 (꼭 맞지 않더라도) 미래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필요하다. 2000년 IT버블 뒤 2001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8% 수준이었는데 당시 2002년 GDP 성장률 전망치는 3.9%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다음 해인 2009년 GDP 성장률은 0.2%에 불과했지만, 2010년 GDP 성장률이 5%대일 것이란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달궜다.
지금 시점에선 2025년뿐만 아니라 2026년까지 한국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수정경제전망에 따르면 2025년 GDP 성장률은 1.9%, 2026년 GDP 성장률은 1.8%다.
여기에 12·3 계엄 사태까지 터지면서 성장률이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여경 NH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탄핵 정국으로 올해 12월 골목상권 매출과 외국인의 국내 소비가 5%가량 훼손됐다고 가정할 때 한국 연간 GDP 성장률을 0.04%포인트 깎아 먹는다. 탄핵 정국이 길어지면 반도체 특별법과 인공지능(AI) 기본법 등 경제 관련 핵심 법안 처리도 요원해진다.
밤사이 미국 나스닥종합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2만선을 돌파했다. 새해에는 서학개미(미국 주식 개인 투자자)를 부러워만 해야 했던 동학개미(국내 주식 개인 투자자)도 어깨를 펼 수 있을까.
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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