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2018년 인터뷰 8편 모음집
'토니 모리슨의 말' 표지 |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백인 꺼져' 운동의 여러 공격적인 주제 중 하나는 '흑인은 아름답다'였어요. 저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저건 또 뭐지? 누구 들으라고 하는 말이지?'"
1993년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미국 소설가 토니 모리슨(1931~2019년)이 2012년 3월 '인터뷰'지에서 진행한 저널리스트 크리스토퍼 볼렌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흑인 사회의 상징적인 인물이었던 모리슨은 흑인 운동 내에서 생겨난 뒤틀린 경향을 경계했다. 흑인을 무조건 영웅적이거나 아름답게 그리려는 풍조에 저항했고, 하나의 진영에 자리 잡아 상대를 비판하는 일도 삼갔다.
모리슨의 1973년 첫 인터뷰부터 2018년 마지막 인터뷰까지 총 8편의 대화를 담은 인터뷰집 '토니 모리슨의 말'(마음산책)이 발간됐다. 책은 45년에 달하는 모리슨의 삶을 고루 아우르고 있어, 그가 쌓아온 사유의 궤적을 독자들이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역사적 과오가 되풀이되는 오늘을 살아가는 한국 독자들에게 약탈과 폭력의 역사를 정면으로 마주한 모리슨의 말은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푸른 눈을 갖고 싶어 하는 흑인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모리슨의 첫 장편소설 '가장 푸른 눈'과 흑인 여인이 사랑하는 딸이 노예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의 손으로 딸을 살해한다는 내용의 '빌러비드' 등 대표 작품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가 풍성하게 담겼다.
또 어린 시절 가족과 친구에 대한 기억, 소설 속 인물의 모티브가 된 사람들, 두 아이의 어머니이자 가장으로서의 삶 등 작가의 내밀한 모습도 들여다볼 수 있다.
1990년 3월 저널리스트 빌 모이어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리슨이 정의한 '사랑'의 개념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사랑과 자유, 저항의 힘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우리는 우리의 의지로 여기 있고 떠나기 전에 존중받을 만한 일, 남을 돌보는 일을 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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