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시청에서 열린 노벨상 연회에서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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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가 "문학을 읽고 쓰는 작업은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한 작가는 지난 10일 밤(현지시간, 한국시간 11일 오전) 노벨상 시상식을 마친 뒤 연회가 열리는 스웨덴 스톡홀름 시청사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를 서로 연결해주는 언어와 이 언어를 다루는 문학은 필연적으로 일종의 체온을 품게 된다"고 했다.
한 작가는 자신의 8세 때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오후 주판 수업을 마치고 나왔는데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며 "비가 너무 강해서 아이들이 건물 처마 밑에 웅크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길 건너편에도 비슷한 건물이 있었고 그 처마 아래에도 여기만큼의 사람들이 있었는데 마치 거울을 보는 것 같았다"고 했다.
한 작가는 이어 "나와 함께 어깨를 맞대고 서있는 사람들, 길 건너편에 있는 사람들 모두 권리를 가진 '나'로 살고 있었다"며 "너무나 많은 일인칭 시점을 경험한 경이로운 순간이었다"고 했다.
한 작가는 "읽고 쓰는 데 보낸 시간을 통해 이 경이로운 순간을 반복해서 경험했다"며 "언어의 실을 따라 마음 깊은 곳으로 가 다른 내면과 만났고 질문을 그 실에 맡겨 다른 사람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이 세상에 잠시 머무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인간으로 남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가장 어두운 밤에 우리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묻는 언어가 있다"며 "이 언어는 사람들과 생명체의 일인칭 관점을 상상하라고 한다"고 했다.
연회에서 사회를 맡은 스웨덴 대학생은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소개하게 돼 영광"이라며 한국어로 한 작가를 소개했다.
양성희 기자 y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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