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원·한국공·SR·KAIA 등 교체 앞둬
국토부 내부 승진 인사도 일단 스톱?
'계엄·탄핵' 정국에 국토교통부와 그 산하기관 인사가 시계제로 상태에 빠졌다. 대통령실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부처 고위직이나 공공기관 임원 인사가 지연되는 모양새다. 임명이나 제청 등 인사의 주요 절차에 대통령실이 있다보니 국토부뿐 아니라 서울과 세종 등 관가 대부분의 조직에서 빚어지는 이상 현상이다.
정해진 임기가 만료됐음에도 수개월째 후임 기관장 인선이 미뤄진 곳이나, 전임 수장이 자리를 떠났음에도 그 자리를 채우지 못한 기관은 이번 변수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안팎에서는 인사가 장기간 방치될수록 정책 추진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건물/사진=채신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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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국토부 및 산하기관 등에 따르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부처 및 공공기관 고위직 인사가 멈췄다. 기관장 인선이 긴 기간 지체돼 온 한국부동산원과 한국공항공사는 더 짙은 안갯속에 빠졌다.
한국부동산원은 손태락 원장이 지난 2월 임기(3년)를 마쳤지만 후임 원장이 선임되지 않아 10개월째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원은 지난 7월까지 신임 원장 공모 절차를 밟았다.
그 결과 차기 원장 후보군은 최임락 전 국토부 국토도시실장, 변성열 전 부동산원 부원장 등 3명으로 좁혀졌다. 그러나 이달 초 돌연 비상 계엄 사태가 터지면서 다시 차기 원장 인선이 기약 없이 미뤄지는 모양새다.
부동산원은 부동산 가격 공시 및 통계 관리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어 부동산 정책 추진에 있어 역할과 책임이 막중한 기관이다. 새 기관장은 주택 통계 신뢰도 및 공시가격 정확도 제고 등의 과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한국공항공사는 벌써 8개월째 '수장 공백' 상태다. 윤형준 전 사장이 지난 4월 중도 퇴임한 뒤 두 달 만에 선임 작업에 착수했으나 아직 차기 사장을 인선하지 못했다. ▷관련 기사:국토부 산하 공공기관 이끌 '새 수장' 누구?(7월16일)
최종 후보로는 김오진 전 국토부 1차관, 박무익 전 행복청장, 이미애 전 한국공항공사 부사장 등이 올랐다. 김오진 전 차관 선임이 유력하다는 평이 있었지만 지난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대통령 관저 불법증축 의혹이 제기되면서 가능성이 낮아졌다. 특히 탄핵 국면이라 인선에서 멀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공항공사는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공항과 항행안전시설 등을 관리·운영하는 기관이다. 신임 사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에 따른 적자 해소, 경영평가등급 개선 등에 힘써야 할 상황이다.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KAIA) 원장 자리도 공석이다. 박승기 전 원장은 지난 9월 임기(3년) 만료를 조금 앞두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KAIA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달 차기 원장 공모 절차를 마치고 최종 후보를 추렸다.
김정희 전 국토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상임위원과 조대연 KAIA 전문위원, 이상훈 연세대 교수 등 3명이다. KAIA는 국토교통과학기술 연구개발사업 기획·평가·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SR은 이달 기관장 임기 만료에 따라 차기 기관장을 찾아야 한다. 이종국 SR 대표이사는 오는 26일 임기(3년)가 끝난다. SR은 관련법에 따라 이미 임추위는 구성했으나 아직 모집공고 시점 등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통상 기관장 임기 만료 시점이 다가오면 차기 기관장 하마평이 나오지만, SR 대표 자리는 감감무소식이다. 잇따른 철도 사고, 파업 등으로 철도 기관 수장 자리를 기피한다는 업계의 목소리도 일부 나온다.
SR은 SRT 고속철도 운영사다. 차기 대표는 철도 안전, 운임 인상 등의 과제를 안게 될 전망이다. 차기 기관장 선임 전까지는 이종국 현 대표가 임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최대 산하기관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경우 수장 교체설이 잦아들었다는 평가다. 이한준 사장은 최근 1기 신도시 재정비 관련 발언 등으로 국토부와 관계가 불편해져 임기(내년 11월 만료)보다 일찍 자리를 비우게 될 거란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시국에 갑작스러운 수장 교체가 쉽지 않을 거란 해석이 나온다.
국토부 내부 인사도 오리무중이다. 세종 관가에는 올 연말 국토부 차관 및 국·실장급 인사가 대거 이뤄질 거란 예상이 우세했다. 그러나 비상 계엄 사태로 인해 고위직 인사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고위직 승진은 사실상 '스톱' 상태다. 이미 인선 절차가 끝났거나 공석 위주로만 인사가 진행될 거란 전망이 높다. 현재 실장급 자리 중에선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상임위원 자리가 비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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