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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목)

[단독] 與 최소 24명 "14일 표결참석"…尹 탄핵방어선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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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서울 도봉갑)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히고, 당론 채택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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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의 ‘탄핵 방어선’이 사실상 무너졌다. 11일 김재섭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으로 돌아섰고, 의원 24명은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간 탄핵 대신 질서있는 퇴진을 주장해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중대 결심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대표는 주변에 “14일 2차 탄핵안 표결 때는 우리 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출석해 표결해야 한다”고 말했고, 탄핵안이 가결되는 상황을 대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고 한다. 여당 관계자는 “한 대표가 탄핵안이 통과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주변 의견을 들으며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여당의 탄핵 시계는 급박하게 돌아갔다. 김재섭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을 탄핵하고자 한다”며 “대통령의 선의에 기대는 하야 주장은 더는 유효하지 않고, 가장 질서 있는 퇴진은 탄핵”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론으로 탄핵에 찬성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당에 요청했다. 1차 탄핵안 부결 때 당론에 따라 표결에 불참하는 것으로 탄핵 반대에 동참했던 김 의원이 찬성으로 선회하면서, 공개적으로 탄핵에 찬성하는 여당 의원은 5명(조경태·안철수·김상욱·김예지·김재섭)으로 늘었다. 이로써 탄핵안 가결까지 3표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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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기자


남은 3표가 채워지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게 여당 분위기다. 본지가 이날 비상계엄 상설특검안 표결에 찬성하거나 기권한 여당 의원 36명을 중심으로 “2차 탄핵안 때는 표결에 참여할 것이냐”를 물었더니 고동진·권영진·김상욱·김소희·김예지·김재섭·김태호·박정훈·배현진·안철수·우재준·정성국·조경태·진종오 의원(가나다순)과 익명을 원한 5명 등 총 19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익명을 원한 의원 5명은 “참여를 긍정적으로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1차 때 3명(안철수·김상욱·김예지)이었던 표결 참여 여당 의원이 24명 안팎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들 중 7명(찬성 5명, 고동진·박정훈 의원 반대)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찬·반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 윤 대통령 비난 여론이 높아지는 걸 고려하면, 적지 않은 의원이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기명 투표인 상설특검안 표결 때도 여당 의원 22명이 찬성표를 던졌는데, 무기명 투표인 탄핵안 표결 때 찬성표가 그보다 더 적겠나”라며 “탄핵 카운트다운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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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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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급변한 기류는 한 대표에게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주변에 “계엄 사태 관련 폭로나 수사 속도 등 모든 것이 급박하게 돌아간다. 여기에 대비할 것”이라며 사실상 탄핵 가결을 염두에 둔 발언을 했다고 한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한 대표는 “지금 수사기관과 국회에서 사태 관련자들이 다 불고 있지 않나”며 “국민이 느끼는 심각성도 커지는데 이를 민감하게 살펴 대응을 숙고하겠다”는 뜻도 전했다고 한다. 다만 친한계 내부에선 조금 더 지켜본 뒤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1차 탄핵안 부결 나흘 만에 국민의힘이 탄핵으로 기운 것은 계엄 사태를 둘러싼 긴박한 정국도 작용했다는 평가다. 내란 주동자로 지목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10일 밤 구속되고, 11일 새벽 경찰 국가수사본부가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을 동시에 긴급 체포하자 여당 의원 사이에서는 “수사의 칼끝이 곧 윤 대통령을 겨눌 것”이라는 반응이 급속도로 번졌다고 한다. 친윤계에서도 탄핵을 막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말들이 나온다. 한 친윤계 중진의원은 “내가 봐도 국회 국방위원회 등에서 제기되는 폭로 수위가 심각하더라. 이제 탄핵 여론을 버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도 하야보다는 탄핵안 가결에 무게를 두고 대응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홍철호 정무수석에게 물었더니 ‘탄핵으로 가는 수 말고 방법이 있나’라고 했다”고 전했다.

손국희ㆍ김민정ㆍ이창훈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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