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관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기각"
"아부성 보고만 올라와 판단 어려워"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입장을 담은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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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계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윤석열 대통령이 자진 사퇴, 즉 하야를 거부하고 탄핵으로 가는 방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탄핵 원하면 한 대표 선택지 없어"
김 최고위원은 11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대통령의 하야 의사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아 알 수 없지만, 용산에 있는 관계자들과 접촉한 바에 따르면 (대통령은) '어떤 경우든 하야는 없다, 자진해서 내가 물러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윤 대통령이 하야보다는 탄핵소추가 되더라도 직무 정지 상태에서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는 내용의 조선일보 보도와 관련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진행자가 "한 대표의 선택지는 무엇이냐"고 묻자 "선택지가 없다. 만약 대통령실에서 탄핵해 달라고 얘기하면 그렇게 (탄핵으로) 갈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며 "헌법재판소 압박을 위해 양측의 시위가 격화될 가능성이 있어서 상당히 걱정된다"고 답했다.
"尹, 헌재서 역전 기회 노리는 듯"
앞서 국민의힘 정국 안정화 태스크포스(TF)는 의원총회에서 윤 대통령이 내년 2월 또는 3월 하야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시기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스스로) 물러나게 되면 모든 기회가 사라지니까 역전이나 이런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1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채용비리 사건 관련 선관위와 감사원 간의 권한쟁의 공개변론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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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소추안이 가결돼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받게 되면 법적 대응이나 헌법재판관 9명 중 3명이 공석이라는 점 등을 통해 기각을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취지의 발언이다.
그는 "헌법재판관이 지금 6명밖에 없는데 6명 중 1명이라도 반대를 하면 (탄핵이) 기각된다"며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계산하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어 "내년 4월이면 헌법재판관 2명이 바뀌는데 대체로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분들이라 더 유리하다는 판단을, 그런 정치적 계산을 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위기일수록 아부성 보고… 정세 파악 어려워"
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계엄군이) 선거관리위원회를 압수수색을 했다, 조사를 해 보면 부정선거의 증거가 나올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다' 이런 주장을 한다"며 "이런 것들을 결합해서 보면 탄핵을 당할지언정 내가 물러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이 이런 판단을 내린 배경엔 강성 지지층의 주장 등 때문에 정확한 정세 파악을 하지 못하는 것을 꼽았다.
그는 "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했을 때 청와대에 있던 분하고 통화해 봤더니 자기들도 '우리가 이긴다, 이것은 기각된다' 이런 보고를 계속 받아서 그렇게 생각했다고 한다"며 "지금 대통령실도 그럴 것이라고 얘기를 하더라. 위기 상황일수록 긍정적이고 아부성 보고만 올라와 객관적인 상황 판단을 하기 어렵다더라"라고 전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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