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 “탄핵 위기 처하자 계엄 선포”
계엄 선포·해제 및 탄핵소추안 과정 상세히 기술
사진도 공개…사회주의 체제 우월성 선전 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남도 신포시 바닷가양식사업소 건설장을 현지지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1월26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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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매체가 11일 한국의 12·3 비상계엄 사태를 처음으로 보도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등을 외치는 집회·시위 내용도 다뤘다. 남한의 혼란스러운 시국을 전하면서 북한 체제를 선전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심각한 통치 위기, 탄핵 위기에 처한 윤석열 괴뢰가 불의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라며 “파쇼독재의 총칼을 국민에게 서슴없이 내대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 온 괴뢰 한국 땅을 아비규환으로 만들어놓았다”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의 계엄해제 요구 결의안 통과에 따라 6시간 뒤 이를 해제한 과정을 자세히 기술했다. 통신은 “여러 대의 직승기(헬기)와 육군 특수전사령부의 깡패무리를 비롯한 완전무장한 계엄군을 내몰아 국회를 봉쇄했다”라고 전했다.
지난 7일 국회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으로 인해 투표 불성립됐고, 이후 전국 각지에서 촛불집회와 시위가 전개됐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통신은 “집권 기간 안팎으로 궁지에 빠지고 당장 권력의 자리에서 쫓겨나게 된 윤석열 괴뢰가 수십년 전 군부독재정권 시기의 쿠데타를 방불케 하는 미친 짓을 벌려놓은 것”이라며 “야당을 비롯한 각 계층의 강렬한 규탄을 불러일으켰으며 민심의 탄핵 열기를 더욱 폭발시켰다”고 했다.
통신은 또 “국제사회는 괴뢰 한국에서 벌어진 비상계엄 사태, 탄핵 소동에 대해 한국 사회의 취약성이 드러났다, 윤석열의 갑작스러운 계엄령 선포는 절망감의 표현이다, 윤석열의 정치적 생명이 조기에 끝날 수 있다고 예평하면서 엄정히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도 실렸다. 신문은 국회의사당 앞에서 진행된 촛불집회 사진 21장도 게재했다. 다만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로 진입한 계엄군과 시민이 대치하는 사진은 없었다. 이는 군에 대항하는 시민의 모습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이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의 한국 내 움직임을 보도한 건 지난 4일 이후 7일 만이다. 북한은 지난달 중순부터 윤 대통령 비판 집회 소식 등을 거의 매일 보도하다가 지난 5일부터 중단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혼란스러운 남측과 일심단결의 북측 상황을 비교해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선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라며 “보도 내용이 비꼬는 느낌은 있지만, 사실 위주로 (한국 언론을) 인용해 보도한 것은 불필요한 비난에 따른 역풍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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