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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덕수 국무총리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정부 측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여야는 오늘(10일) 국회 본회의에서 헌정사상 최초의 '야당 단독 감액 예산안'이 통과되는 과정에서 설전을 벌였습니다.
야당 단독 처리를 비난하는 국민의힘과 그 불가피성을 역설하는 야당이 맞선 가운데 최근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난하는 고성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정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제안 설명에서 "감액 규모 4.1조 원은 정부 예산안의 0.6%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국민과 기업에 피해가 돌아간다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은 건전 재정 정책으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따라서 좀 더 과학적 예산이 추경(추가경정예산)을 통해서 마련돼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허영 의원은 "예결위가 예산안을 의결하자 기획재정부는 협상 과정을 중단했다. 감액안 때문에 민생이 무너지고 곧 큰일 날 것처럼 하더니 단 한 번도 민주당에 예산 협의를 요청하지 않았다"며 "참 오만한 정부와 여당"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허 의원은 또 "민주당은 민생 예산을 깎지 않았다. 증빙을 못 하는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 과도하게 책정된 예비비를 감액했다"며 "특히 권력기관 수사 비용은 단 1원도 감액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반대 토론에 나선 기획재정부 출신의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오기형·김현·강선우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의 실명을 외치며 "예산을 왜 깎느냐"고 반발했습니다.
박 의원은 장석주 시인의 시 '대추 한 알'을 인용하며 예산안 편성 과정을 설명한 다음 "이렇게 (예산을) '하이재킹'(납치) 하실 거면 예결위를, 국회를 왜 운영하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예산안이 통과된 다음 한 총리가 인사말을 하려고 나오자 야당 의원들로부터 "내란수괴", "탄핵" 등 고함이 터져 나왔고 여당 의원들도 고성으로 맞붙으면서 본회의장이 소란스러워졌습니다.
우원식 의장이 "조용히 하시고 들으시죠"라고 제지했지만 여야 의원들의 고성은 이어졌습니다.
한 총리는 "여야 합의를 통해 국민과 기업의 경제 활동을 더 원활히 지원할 수 있는 예산이 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최근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 적극 대응하여 연초부터 즉시 예산이 집행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677조 4천억 원 규모의 정부안에서 증액 없이 총 4조 1천억 원이 감액된 673조 3천억 원 규모의 야당 단독 수정안을 의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김민준 기자 mzmz@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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