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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플레이션(스마트폰+인플레이션)’ 속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요시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리뉴드폰(Renewed-phone)’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해외에서는 리뉴드폰을 판매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판매하지 않고 있다.
9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리뉴드폰 및 리퍼폰 출하량은 1억9500만대로, 전년 대비 6.4% 증가했다. 출하액도 같은 기간 12.4% 늘어난 729억달러(약 95조6000억원)로 집계됐다. IDC에 따르면 전 세계 리뉴드폰 및 리퍼폰 출하량은 오는 2028년까지 2억57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리퍼폰(Refurbish-phone)’으로도 불리는 리뉴드폰은 반품된 정상 제품이나 초기 불량품, 전시품, 중고 제품을 재정비해 정상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휴대폰이다. 단순 되팔기를 의미하는 리셀과는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영국·프랑스 등 해외에선 정가 대비 저렴한 리뉴드폰을 판매하고 있다. 일례로 미국에선 갤럭시S23 울트라 256GB(기가바이트)의 정가가 1199달러지만, 리뉴드폰은 919달러다. 정가 대비 23.4%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리뉴드폰 관련 온라인 마켓도 활성화돼 있다. 이베이와 아마존에선 환불 보증 장치를 두고 개인 간 안전한 거래를 독려하고 있다. 이베이의 경우, 셀러가 설명과 사진을 올리면 구매자가 실시간으로 질문을 할 수 있으며, 설명과 다르면 전액 환불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했다. 아마존의 경우도 ‘아마존 리뉴드(Amazon Renewed)’라는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최소 6개월의 공급업체 지원 보증을 한다.
프랑스에선 지난 2014년 시작된 백마켓(Back Market)이 현재 미국, 일본 등 16개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백마켓은 품질 기준을 통과한 업체에 한해 ‘백라벨(Back Label)’을 부여하며, 30일간의 환불 보장 및 최대 2년간의 품질 보장을 약속한다. 개인은 이 곳에서 스마트폰을 정가 대비 최대 70%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으며 버라이즌 등 해외 통신사의 요금제를 월 20달러에 이용 가능하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16년 이후 보조금 지급 관행이 폐지되면서 활발하게 관련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IT 기기를 매입하는 가젤닷컴은 새로운 아이폰 모델이 출시되는 매년 9월부터 11월까지 계약직 직원 인력을 평균 대비 최대 30% 이상 늘린다. IT매체 와이어드는 “새 모델이 출시되면 가젤을 통해 들어오는 (이전 모델) 아이폰이 50% 더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판매자가 즉시 현금화 할 수 있는 오프라인 플랫폼도 있다. 에코ATM(EcoATM)은 현재 미국 전역에 2000여개 무인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는데, 사용자가 쓰지 않는 스마트폰을 즉시 현금과 교환 가능하도록 했다. 수집된 기기는 수리 과정을 거쳐 다시 판매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모바일경험(MX)사업부 산하에 갤럭시밸류이노베이션팀을 신설, 리뉴드폰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작년 국감에서 중고폰 판매 등을 언급한 만큼 사업 검토는 이미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국내 중고폰 사업의 시장성이 불투명한 부분이 있는 만큼 어떤 식으로 추진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강봉구 전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해 10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에서도 동일하게 리뉴드폰을 도입하겠다”며 “삼성전자도 추가 대책을 마련해 가계 통신비 절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효진 기자(oliv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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