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쿼리PE ‘엑시트’ 위한 IPO VS 신사업 투자자금 확보
높은 할인율 적용, 밸류 논란은 제한적
LG CNS 지분 구성./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
[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LG CNS가 불안한 증시 상황에도 불구하고 기업공개(IPO) 시장에 정면 도전한다. 성장을 위해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동시에 과거 사모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으면서 약속한 상장 기한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후자는 구주매출과 연관이 있는 만큼 투자심리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는 등 저평가 메리트가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 CNS는 기업공개(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절차에 돌입한다.
공모 주식수는 총 1938만주로 상장예정주식수(신주포함) 대비 20%에 달하는 물량이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5만3700~6만1900원으로 공모로 조달하는 금액은 1조406억~1조1994억원에 달한다. 기업가치는 4조7000억~5조4000억원 수준으로 책정된 셈이다.
LG CNS는 지난 2022년부터 상장 주관사를 선정한 이후 그 시점을 검토해왔다. 이후 업계에서 약 7조~10조원대 밸류를 예상했던 것과 비교하면 몸값은 크게 낮아졌다.
이는 공동대표주관사(KB증권, 메릴린치인터내셔날엘엘씨증권 서울지점, 모간스탠리인터내셔날증권회사 서울지점)와 공동주관사(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제이피모간증권회사 서울지점, 대신증권)들이 많은 밸류 산정에 대해 많은 고심을 한 결과인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IPO에 도전한 기업들이 고평가 논란에 휩싸이면서 주관사들도 뭇매를 맞은 탓으로 풀이된다.
가장 최근 논란이 됐던 케이뱅크는 IPO 과정에서 밸류결정에 대한 시장 설득에 실패했다. 이뿐만 아니라 구주매출과 오버행 이슈가 발목을 잡으면서 결국 상장을 철회했다.
LG CNS는 밸류 결정을 위한 지표로 주가수익비율(PER)을, 최종 비교대상 기업으로는 삼성SDS, 현대오토에버, 일본의 NTT DATA Group을 선정했다. 적용 PER은 22.6배로 평가 시가총액은 8조6600억원이 도출됐다.
여기에 할인율을 30.7~39.9%를 적용해 희망 공모가액 밴드를 내린 것이다. 이는 지난 5년간 상장 기업들의 할인율 평균인 21.9~35.73%보다도 낮은 수치다. 밸류 산정에 대한 논란은 어느 정도 제거된 셈이다.
상장 기한 임박, 불가피한 구주매출…오버행 이슈 지속 우려도
이번 공모 대상주식은 신주(969만주)와 구주(969만주)로 구성돼 있다. 공모 물량 중 50%가 구주매출로 이뤄졌다는 의미다. 신규 투자자들은 구주매출보다 신주발행을 통한 자금유입과 이를 기반으로 한 투자확대 및 성장을 선호한다.
구주매출은 대상은 맥쿼리PE(크리스탈코리아 유한회사)가 보유한 지분(3052만주)의 일부다. 맥쿼리PE는 지난 2020년 일감몰아주기 이슈로 골머리를 앓고 있던 LG의 해결사로 등장했다. 당시 LG는 LG CNS 지분 85%를 보유하고 있었고 이중 35%에 해당하는 물량을 인수한 것이다.
LG CNS 상장 후 전체 주식 수 및 맥쿼리PE 지분 변화./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
맥쿼리PE가 인수와 함께 내건 조건은 ‘2025년 4월까지 상장’이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LG가 약속한 가격에 재차 해당지분을 인수해야 한다. LG CNS가 상장을 하지 못하면 LG의 재무부담 확대는 불가피하다.
구주매출 비중은 전체 물량(신주발행 물량 포함)의 10% 수준이다. 이 자체가 적은 수준은 아니지만 맥쿼리PE와의 약속을 고려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공모 수요예측 참여를 꺼릴 수밖에 없다. IPO 목적 중 하나가 맥쿼리PE의 ‘엑시트’를 위한 것이라는 점을 부인하기 어려운 탓이다.
IPO 이후 맥쿼리PE가 보유한 나머지 물량(2080만주)은 상장 후 6개월간 보호예수가 적용된다. 보호예수 적용은 수요예측에는 긍정적 요인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오버행 이슈로 작용한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LG CNS의 실적 개선이다. LG CNS가 주력하고 있는 IT서비스업은 계열 매출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안정적이며 성장을 위해서는 해외 시장 확대 등이 필요하다. 그러나 해외 시장은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업체간 경쟁이 치열하다.
LG CNS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로봇, 블록체인 등 신기술 기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사업이지만 업계 경쟁이 치열한 만큼 성장을 담보하기도 어렵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증시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LG CNS가 상장을 연기하고 맥쿼리PE에 다른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면서도 “캡티브 매출(계열사 매출)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사업 자체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굳이 상장을 지연할 필요도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밸류 부담이 크지 않은 것은 다행인 반면, 구주매출 비중이 높은 만큼 ‘성장’ 등을 강조해 부담을 희석시키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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