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대해부]
주식시장은 단기적인 흐름에 민감하지만,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가진 기업들은 산업의 지형을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자리 잡는다. 일진전기는 이런 가능성을 보여주는 기업 중 하나로 초고압 변압기와 케이블을 중심으로 한 전력기기 슈퍼사이클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처럼 증시가 불안한 상황에선 수익률을 방어하는 소방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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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전기, 올들어 115% 상승…전력 인프라 확충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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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전기 주가 추이, 일진전기 증권사 목표주가 현황/그래픽=임종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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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코스피 시장에서 일진전기는 전 거래일보다 250원(1.1%) 상승한 2만2900원에 마무리했다. 이달 들어서는 8.5%, 올해 들어서는 115.2% 올라 우상향하고 있다.
일진전기는 1968년에 설립된 전력기기 제조업체로 경제개발계획에 따른 산업용 전력수요 인프라 확충의 수혜를 보면서 성장해왔다. 2000년대 초반 국내외 전력망 확충과 교체수요, 그에 따른 변압기와 전선 사업에서 입지를 다졌다. 2010년대에는 초고압 변압기와 HVDC(고전압 직류 송전) 케이블 개발에 투자해 수익성을 높였다.
이를 토대로 미국 전력청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면서 해외수출 기반이 확충됐다. 초고압 변압기의 기술력과 신뢰성을 입증하며 미국, 유럽, 아시아 지역에서 고부가가치 프로젝트를 연이어 수주했다. 전력기기 업사이클에서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마련하는 포인트를 지나자 설비투자를 통해 외형이 본격적으로 커지는 제2의 성장기에 진입했다.
이에 일진전기는 과감한 설비투자를 추진했다. 지난해 9월 기존 홍성공장 유휴부지에 총 682억 원을 투자해 3만 MVA(메가볼트암페어) 규모의 초고압 변압기 공장증설 계획을 발표, 1년간의 공사 끝에 지난 10월 31일에 준공했다. 이번 증설로 변압기 생산능력은 약 2600억원 규모에서 4300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이를 통해 일진전기는 북미, 유럽 등 수출이 증가하며 변압기 매출이 기존 대비 약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공장은 아파트 8~10층 높이로 지어졌으며, 내부에는 200톤 규모의 크레인과 권선, 철심, 진공 건조, 전압·충격 시험 등 변압기 생산 공정에 필요한 각종 설비가 갖춰져 있다. 2025년 실적에는 신규설비에서 생산된 물량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일진전기 초고압케이블 지중선로 자료사진./사진=일진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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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리포트리서치는 일진전기의 영업이익률이 2023년 4.9%에서 2025년 8% 이상으로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제품믹스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일진전기는 전력 인프라 확충에 필요한 전선과 변압기를 함께 수주, 설비납품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 회사다. 전선 수급은 여유가 있었지만 변압기 생산캐파가 부족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사업부별 매출과 영업이익 비중은 △전선 84%, 51% △중전기(변압기 등) 16%, 49% 로 추산된다. 변압기 공급이 부족해 잠재력을 제대로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홍성 신공장 풀가동을 전제하면 매출비중이 △전선 72% △중전기 28%로 개선된다. 영업이익이 크게 오를 수 밖에 없다. 특히 미국을 비롯해 전력 인프라 교체가 진행중인 곳이 많아 고마진 해외향 초고압 변압기 매출은 앞으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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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위한 투자와 기술 개발, 목표주가 '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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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전기 올해 3분기 누적 실적(연결)/그래픽=임종철 기자 |
일진전기는 초고압 케이블과 HVDC(고전압 직류 송전) 케이블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특히, HVDC 케이블은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장거리 송전에 적합해 글로벌 전력망 투자 확대와 맞물려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다. 일진전기는 2025년 국내 최대 전력 공급사와 협력해 친환경 절연재인 PP 기반의 HVDC 케이블 개발을 완료할 예정으로, 친환경 기술 수요에도 부합한다.
증권가에서는 일진전기의 목표주가를 3만원 이상으로 제시하며,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한다. 투자의견도 나란히 '매수'를 제시했다.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SK증권은 4만원을 냈다. 현재 주가 대비 74%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조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다음해 하반기부터 홍성 2공장 증설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예정"이라며 "견고한 수주 실적 확인으로 우려가 없다"며 "실적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성장 궤도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언급했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일진전기의 2025년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3.2% 증가한 1조8010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1.5% 늘어난 129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분기 영업이익의 경우 홍성 2공장 완공의 영향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증권사별로 공통적으로 강조한 포인트는 생산능력 증설, 견고한 수주실적, 홍성 2공장 효과 등이다. 전력기기 업계에서도 "일진전기는 초고압 변압기와 케이블 분야에서 후발주자로 출발했지만, 기술력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의 신뢰를 얻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와 초고압 케이블 개발은 향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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