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7 (금)

[기자수첩] AGF 3만 명 속에 줄을 선다는 것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재덕 기자] 오후가 되면서 햇살은 따듯해졌지만, 오전에는 영하라 추웠다. 이런 추위에 앞줄에 수천 명이 줄을 서 있고, 그 줄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은 공포 그 자체다. 기자는 작년 킨텍스에서 자녀와 함께 긴 줄을 선 경험이 있다. 뜻하지 않은 긴 줄 체험이었다. 제1전시장에서 시작한 줄은 제2전시장까지 이어졌다. 도대체 어디까지 가나 싶었는데 제2전시장 실내로 이어졌고, 돌고돌아 제2전시장을 빠져나오니 제1전시장까지 이어진 긴 줄을 목도했다. 시간은 몇 시간이나 흘러 있었다. 추위도 추위지만 오늘 내로 제1전시장에 들어갈 수 있을까 하는 공포감이 엄습했다.

게임와이

여기가 대기줄의 끝이었다. AGF2023 /게임와이 촬영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제2전시장까지 이어진 광경은 목격하지 못했지만 제2전시장 가는 길 중간까지 여전히 많은 이용자가 줄을 서 있다. 작년 6만 명이 왔다고 하니 이틀간 진행되는 AGF에 하루에 3만 명은 줄을 서는 셈이다. 그 3만 명 속에 줄을 선다는 것은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못할 일이다. 진심이 아니라면 줄을 서기 어렵다는 얘기다.

게임와이

올해도 제2전시장 가는 길 중간까지 이어진 AGF2024 입장 줄 /게임와이 촬영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게임와이

돌고돌아 제1전시장 입구 인근까지 온 이들의 표정은 행복해 보인다. /게임와이 촬영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긴 줄은 안에서도 이어졌다. 그 긴 AGF 전시장 한 면을 다 채운 줄이 있다. 무슨 줄인가 가 봤더니 유희왕 부스다. 관련 굿즈를 사기 위해서 이 긴 줄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넷마블과 웹젠, 네오위즈, 라이온하트와 같은 대형 게임사의 타이틀에 줄을 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프로젝트 문의 림버스컴퍼니와 같이 잘 알려지지 않은 타이틀에도 이렇게 긴 줄을 서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것도 겹겹이 지그재그로 줄을 서 있는 풍경이 펼쳐진다. 대부분 굿즈를 구매하기 위한 행렬이다.

게임와이

하지만 안에는 이렇게 긴 줄이 남아 있다. 밖에서 실내로 이어진 기나긴 줄 /게임와이 촬영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게임와이

한 벽면을 다 채운 유희왕 굿즈 구매줄 /게임와이 촬영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위해 기꺼이 긴 줄을 마다하지 않고, 즐기기도 하고, 쇼핑을 하기도 하는 것. 무언가에 미친듯이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이 부럽다. 게임이 일인 기자는 기자는 경험하기 힘든 몰입감이다. 게임만 한다고, 미소녀게임을 한다고 부끄러워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자신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자랑해도 좋을 일이다. 그만큼 이들의 표정을 보면 행복해 보인다.

게임와이

진심을 다하는 이들의 표정은 행복해 보였다. 



한국은 경제 순위가 12위 정도인데도 게임만 보면 4위 정도의 규모에 해당한다. 미국, 중국, 일본, 다음이 한국이다. 이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위해 긴 줄을 서는 이들이 한국 게임산업을 세계 4위로 만든 뿌리라고 생각된다. 이런 많은 수요가 있었기에 훌륭한 게임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21만명이 몰려들었던 지스타보다 6만명이 방문 예정인 이번 AGF의 긴 줄을 보면서 게임을 좋아하는 덕후들은 정말 행복한 사람이라는, 그런 생각이 더욱 짙어진다.

<저작권자 Copyright ⓒ 게임와이(Game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