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조치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인지 의문"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천대엽(오른쪽) 법원행정처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박성재 법무부 장관. 2024.12.06. xconfind@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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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열린 대법원 간부회의에서 계엄 선포 요건에 대해 의문점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천 처장은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헌법이나 계엄법, 포고령, 담화문, 판례에 비춰봤을 때 거기에 적혀 있는 내용 중에 저희가 상당한 의문을 가진 점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천 처장은 회의에서 나온 주요 의문점들을 소개했다. ▲첫째 사회 질서에 극도의 교란으로 사법기능 수행이 현저히 곤란하다고 볼 수 있는지 ▲둘째 담화문에서 계엄 사유로 밝힌 것처럼 판사 겁박으로 사법 시스템이 마비됐다고 볼 수 있는지 ▲또 입법 독재로 인해 사법 시스템이 마비된 상태라 볼 수 있는지, 그 때문에 사법부 권능과 정상적인 작동을 정지·제한하는 비상조치를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인지 ▲군 병력으로 해소할 수 있는 비상사태인지, 국회 기능까지 제한한 것이 명문의 헌법 규정에 반하는 것이 아닌지 등에 대해 상당한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이 많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천 처장은 "논의를 하던 중에 다행히 국회에서 해제 결의가 있었다"며 "헌법에 따르면 해제 결의는 당연히 대통령이 수락하게 돼 있기 때문에 저희는 상황이 종료된 것으로 봤다"고 했다.
그는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과 당시 상황을 토대로 계엄사의 법원 사무관 파견 요청에 응하지 않는 것으로 의사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계엄사령부 포고령 1호 발령 이후 계엄사 측으로부터 법원 사무관 1명 파견 요청을 받았지만 응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천 처장은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계엄법에 따르면 계엄사령관 관장 사안은 행정·사법이고 헌법상 권한인 국회 계엄 해제 요구권 보장을 위해 입법부를 건들이지 못하도록 규정되어 있지 않느냐'고 질의하자 "명백하다"고 답했다.
이어 '국회를 침탈한 상황은 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내란죄가 성립되는 범죄가 아니냐'고 묻자 "그 부분이 저희들이 상당한 의문을 가졌던 점 중 하나"라면서도 "재판을 맡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해당한다, 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지 않다"고 했다.
천 처장은 '윤 대통령이 국정원 차장에게 여당 대표를 체포하라고 할 권한이 있느냐'는 질문엔 "제가 알기로는 그런 권한이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김정원 헌재 사무처장은 '계엄법은 비상계엄 선포 요건으로 전시, 사변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로 규정돼 있는데, 관련 요건을 구비한 것이냐'는 질문에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 처장은 "현 상황을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 현재 들어온 사건도 있고 (탄핵)소추 의결을 위해서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헌재는 헌법이 정한 업무에 대해서 헌법이 정한 정신에 따라 충실하게 업무에 임하겠다는 말씀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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