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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re:Invent2024] “심플하게 해, 바보야” AWS CTO가 말하는 개발 원칙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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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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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세계 최대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탄생부터 함께해온 워너 보겔스 최고기술책임자(CTO)가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AWS 리인벤트 2024(AWS re:Invent 2024)’에서 개발자들을 위한 조언과 함께 내년 주요 기술 전망을 내놨다.

보겔스 CTO는 AWS의 연례 기술 컨퍼런스인 리인벤트가 최초로 시작된 2012년부터 매년 기조연설을 발표해왔으며, 특히 소프트웨어(SW) 개발과 엔지니어링에 관한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내용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매년 리인벤트 기간에 높은 적중률로 내년 기술 트렌드를 예측하는 분석글을 발표해 개발자들의 신뢰가 높다.

이날 기조연설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발표 주제를 관통하는 위트 있는 영상으로 시작됐다. AWS가 유연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5~10명 정도의 소규모 조직 구조를 짜게 된 이른바 ‘투 피자 팀(Two Pizza Team, 피자 두 판을 다 같이 나눠먹을 수 있을 정도의 소인원 그룹)’의 아이디어가 피자 배달원의 실수로 비롯되는 모습을 재미 있게 그려냈으며, 서비스를 작은 단위로 쪼개 효율성을 높이는 AWS 기술의 특징을 피자를 잘게 잘라 냉장고에 보관하는 모습으로 비유해 흥미를 유발했다.

이어 관람객들의 환호 속에 연단에 오른 보겔스 CTO는 이번 기조연설에서 SW 개발을 위해 확보해야 할 5가지 원칙을 ‘단순함(Simplexity)’이라는 핵심 키워드와 함께 강조하고, 이 같은 원칙으로 만들어지고 진일보한 AWS의 주요 서비스들을 소개했다.

◆ AWS가 말하는 SW 개발의 5가지 원칙

5가지 원칙 중 첫 번째는 ‘제어성(Controllable)’이다. 최근 개발 접근 방식이 SW 구성 모듈을 단일 거대 시스템으로 통합 관리하는 ‘모놀리식(Monolithic)’ 아키텍처에서, 여러 개의 컴포넌트들로 분리해 각각을 독립적으로 관리하는 ‘마이크로서비스(Micro Service)’ 아키텍처로 옮겨가고 있는 흐름을 지적한 것이다.

보겔스 CTO는 “클라우드는 (장애 발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불완전한 상태일 수밖에 없고, 우리는 계속해서 서비스에 기능을 추가하고 보안 이슈도 다뤄야 하기 때문에 모든 상황에서 복잡성이 늘어난다”며 “우리는 이것을 반드시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는 ‘회복성(Resilient)’을 언급했다. 회복성이란 시스템이 어떤 장애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의미로, 보겔스 CTO는 불필요한 복잡성(Complexity)을 제거해야만 회복성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보겔 CTO는 “복잡성에는 ‘의도한 복잡성(Intended Complexity)’도 있지만 ‘의도치 않은 복잡성(Unintended Complexity)’이 있는데, 의도치 않은 복잡성은 혁신의 속도를 늦춘다”며 “복잡성에서 중요한 건 ‘관리’이고, 복잡한 시스템은 ‘단순함(Simplexity)’이라는 원칙에 따라 구축되면 잘 관리할 수 있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KISS(Keep It Simple, Stupid)’ 원칙을 상기시켰다.

세 번째로 지목된 것은 ‘진화성(Evolvability)’이다. 보겔스 CTO는 “단순하게 한다고 계속 단순하기만 한 게 아니라, 시스템은 계속 커지기 때문에 진화성을 요건으로 삼아야 한다”며 “아마존이 잘했던 건 같은 아키텍처를 1년, 2년 후에도 똑같이 돌릴 수는 없을 것이란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AWS의 오브젝트 스토리지 ‘아마존 S3’를 예로 들었다. 보겔스 CTO는 “18년 전 아마존 S3는 매우 간단한 API였고 내구성과 가성비에 초점을 뒀지만 매년 새로운 기능이 덧붙여지면서 6개의 마이크로서비스가 300개를 넘어섰고 지금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이렇게 복잡해졌다는 걸 고객은 느끼지 못했고, 강력한 일관성으로 인해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네 번째는 ‘셀 기반 아키텍처(Cell-based Architecture)’다. 문제를 ‘셀(Cell)’ 단위로 분리해 장애나 변화 요소가 생겨도 셀 단위로만 영향을 미치고, 서로 다른 셀 사이에는 영향을 받지 않게 하는 것이다. 보겔스 CTO는 “규모가 클수록 영향을 받는 고객 수가 커질 것이고 작을수록 반대가 될 테니 균형이 필요한데, 셀로 분리하는 게 장기적으로 안정성과 보안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는 ‘복잡성의 자동화(Automating Complexity)’다. 복잡한 시스템일수록 사람이 개입해서 발생하는 휴먼에러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동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보겔스 CTO는 “불확실성을 시스템에서 없애야 한다”며 “처음부터 시스템을 설계할 때 이렇게 복잡성을 줄이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WS의 데이터베이스(DB) 진화도 이러한 복잡성의 자동화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다. AWS는 2009년 관계형DB서비스(RDS) ‘아마존 RDS’를 선보인 이후 2014년 기존 RDS보다 성능을 높인 ‘아마존 오로라’를 출시했고, 이어 이번 리인벤트에선 아마존 오로라를 진화시킨 ‘오로라 DSQL’을 선보였다. 오로라 DSQL은 차세대 서버리스 분산형(Distributed) SQL DB서비스로, 99.999%의 멀티 리전 가용성과 사실상 무제한의 확장성, 제로 인프라 관리 기능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고객은 다른 분산형 SQL DB 대비 높은 가용성과 강력한 일관성, 포스트그레SQL 호환성, 4배 빠른 읽기와 쓰기 속도를 갖춘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할 수 있다. 특히 DB 인스턴스를 프로비저닝하고 패치 또는 관리할 필요가 없다. 모든 업데이트와 보안 패치는 다운타임이나 성능에 미치는 영향 없이 진행된다. 멀티 리전에서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레이턴시(지연속도)는 낮출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에는 AWS의 시간동기화(Time Sync) 기술이 주효했다. 통상 일관성을 위해 분산 저장을 하면 레이턴시가 길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AWS는 위성통신 기반으로 자사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전체를 동일한 시간으로 정확히 맞추는 타임싱크 서비스를 지난해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응용함으로써 신규 DSQL이 일관성과 저지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날 리인벤트 현장에서 만난 AWS코리아의 박혜영 솔루션아키텍트(SA)는 “보겔스 CTO의 기조연설 전반을 아우르는 단 하나의 단어는 ‘단순함’이며, 이것이 AWS의 신규 서비스 DSQL을 소개하는 큰 틀이 됐다”며 “신규 서비스를 공개하는 기조연설은 아니지만, 차세대 개발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 보겔스 CTO가 예측한 내년 전망은?

한편, 보겔스 CTO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2025년 이후 기술 예측’도 공개했다. 이를 통해 제시된 내년 주요 흐름은 ‘사명감을 가진 인재’ ‘혁신을 주도하는 에너지효율성’ ‘허위정보의 탐지와 억제’ ‘오픈 데이터를 통한 재해 관리’ ‘소비자 기술의 재정의’ 등으로 요약된다.

보겔스 CTO는 “미래의 노동력은 재정적 성공과 경력 발전뿐만 아니라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고자 하는 더 깊은 열망에 의해 주도될 것이며, 이러한 변화를 인정하고 목적 지향적 작업을 수용하는 조직과 기업이 장기적으로 성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급증하는 전력 수요와 기후 문제는 에너지를 생산·저장·소비하는 방식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며 “원자력 에너지의 확대와 재생 에너지의 지속적인 성장은 우리의 에너지 인프라가 제약이 아닌 혁신의 촉매가 되는 미래를 위한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허위정보가 전례 없는 속도로 퍼지면서, 진실을 추구하는 저널리스트, 연구자, 참여하는 시민들에게 힘을 실어 줄 새로운 AI 기반 도구가 등장할 것”이라며 “이 기술 혁명은 조사 역량을 민주화하고, 사실 확인을 가속화하며, 허위정보의 확산과 그 반박 사이의 격차를 메우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리고 “재해에서 회복할 수 있는 힘은 하이퍼로컬, 커뮤니티 소스 데이터의 힘을 통해 근본적으로 변화될 것”이라며 “이러한 변화는 재해 관리를 상향식 및 반응형 모델에서 선제적이고 분산적이며 커뮤니티 중심적인 모델로 재정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지막으로 “소비자 기술과의 관계를 재정의하는 미묘한 변화가 진행 중으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덧없는 자극의 폭격보다 마음을 챙길 수 있고 심오한 사고를 우선시하는 기기가 등장하고 있다”면서 “2025년과 그 이후에는 기술이 우리를 산만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힘을 실어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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