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7 (금)

6분 만에 선관위 덮친 계엄군 297명…“尹 뜻대로 부정선거 확인하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회보다 이르게, 더 많이 투입

김용현 “수사 필요성 판단 위한 것”

이준석 “尹, 부정선거 의혹에 미쳐”

세계일보

지난 3일 밤 계엄령 선포 후 국회의사당에 진입한 계엄군의 작전 상황을 담은 폐쇄회로(CCTV)영상이 공개됐다. 국회사무처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계엄군 297명이 선거관리위원회에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계엄 해제 권한을 가진 국회보다 더 이르게 투입된 것으로, 선관위 측은 계엄군 진입 이유를 모른다고 밝혔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부정 선거’ 의혹과 관련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했다.

김용빈 선관위 사무총장은 5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지난 3일 오후 10시30분쯤 계엄군 10여 명이 선관위 청사 내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날 오후 10시24분쯤부터 윤 대통령이 TV 생중계로 긴급 대국민 성명을 낭독하기 시작한 지 6분 만이다.

김 총장은 “최초 투입된 계엄군 10여 명은 중앙선관위 야간 당직자 등 5명의 핸드폰을 압수하고 행동감시 및 청사 출입 통제를 실시했다”며 “추가 투입된 100여 명은 1층 로비 등에서 경계작전만 실시했으며 총 3시간20여 분 동안 점거했다. 당시 행정부로부터 통보된 상황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선관위 측이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계엄 당일 선관위 투입 병력은 297명 규모다. 국회에 투입된 280여명보다 많으며 투입 시간 또한 국회와 비교해 매우 이르다. 이외 투입 병력은 과천청사 120명, 관악청사 47명, 선거연수원 130명 등이다.

야당은 윤 대통령이 미리 계엄군에 선관위 진입을 지시했다고 보고 있지만, 명확한 이유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김 총장은 계엄군이 투입된 배경에 대해 “정확히 모른다”고 답했다.

세계일보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지난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계엄군 투입 명령을 내린 김용현 전 장관은 선관위에 계엄군을 투입한 이유를 묻는 언론 질의에 “많은 국민들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함에 따라 향후 수사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시스템과 시설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뜻이었느냐’는 질문엔 “예. 많은 국민들이 부정 선거에 대해 의혹을 가지고 계신다. 이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한 것”이라고 답했다. ‘어떤 부정선거 의혹이냐’는 질문엔 “상세한 얘기는 차차 하자”며 말을 아꼈다.

앞서 일부 유튜버들은 지난 4월10일 총선이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나자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김 전 장관이 수사 기관이 아닌 계엄군을 통해 부정선거 의혹을 강제 수사하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온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이날 한 언론 기고에서 “선거 부정의 기록이 선관위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며 “그래서 계엄군이 과천 중앙선관위 건물에서 들고나온 커다란 박스가 무엇인지 기대된다”고 썼다. 그는 “그 내용물이 선관위의 메인 서버 내지는 하드디스크, 관련 문건이기를 절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윤 대통령이 부정선거 주장 세력에 물들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했을 당시 당 대표였던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과계망서비스(SNS)에 “어떻게 보면 (윤 대통령) 본인이 제일 부정선거에 미친 것”이라며 “(윤 대통령 자택인) 아크로비스타에서 처음 만난 날. ‘대표님. 제가 검찰에 있을 때 선관위를 싹 털려고 했는데 못하고 나왔습니다’라고 말했던 사람이 윤 대통령”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세력이 주변에 꼬여 미친 짓을 할 때마다 제가 막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 결국 이 놈들에게 물들었다”며 “대통령이 부정선거쟁이 수괴가 돼서 환호 받아보려다가 친위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