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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계엄 주도 '충암파' 김용현 사퇴 …윤 대통령, '2차 계엄'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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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시가행진이 열린 1일 서울 광화문 광장 관람 무대에서 시가행진을 바라보며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4.10.01. myjs@newsis.com /사진=최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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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선포를 주도한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사퇴했다. 김 전 장관의 충암고 1년 후배인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한 김 전 장관의 면직을 재가하고 후임 국방부 장관에 최병혁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를 지명했다.

공권력을 동원해 단기간 내 입법·사법기관을 장악·통제해야 하는 계엄의 특성상 계엄 실행자와 통수권자 사이의 깊은 신뢰와 장기간에 걸친 치밀한 사전 준비가 필수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국방부 장관 교체로 인해 당분간 '2차 비상계엄 선포' 사태는 벌어지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윤 대통령이 5일 지명한 최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경기 화성 출신으로 서울 중경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육군사관학교 41기로 1985년 임관했다. 22사단장, 5군단장, 육군 참모차장,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등을 역임하고 2020년 9월 예비역 육군 대장으로 예편했다.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후보 캠프에 합류해 한미동맹특별위원장을 맡으며 캠프 내 외교·안보 분야 좌장 격을 맡았다. 이후 윤석열정부의 외교·안보 싱크탱크 격인 서울안보포럼의 이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비상계엄을 건의했다가 사의를 표명한 뒤 이날 면직이 재가된 김 전 장관의 육사 3기수 후배다. 윤 대통령과 같은 충암고 출신은 아니지만 김 전 장관과도 가까이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이번 인사는 김 장관이 전날 오후 6시쯤 입장문을 통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힌 지 약 14시간 만에 이뤄졌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무위원들이 사의를 표한 상황에서 첫 번째로 나온 사의 수용이다. 여당에서도 이번 비상계엄 사태의 책임자 해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던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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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령을 발표한 가운데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내부로 계엄군이 진입하고 있다. 2024.12.04. suncho21@newsis.com /사진=조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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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장관이 면직되면서 윤 대통령의 2차 비상계엄 선포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계엄법 제77조 6항에 따르면 "국방부 장관 또는 행정안전부 장관은 계엄 상황이 발생한 경우에는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에게 계엄의 선포를 건의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지난 3일밤 임시 국무회의에서 계엄을 건의한 것도 김 전 장관이다.

그러나 국방부 장관의 경우 비상계엄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만큼 장관의 부재는 계엄 선포에 있어 치명적이다. 최 후보자가 지명됐지만, 국회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야 해 임명까진 물리적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 1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을 건의하는 국방부 장관은 앞으로 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 입장에서 군대를 동원해 입법, 사법 등을 일거에 장악해야 하는 계엄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국방부 장관과의 깊은 신뢰가 중요하다. 이번 비상계엄을 윤 대통령에게 공식 건의한 김 전 장관은 자타공인 윤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와대 이전TF(태스크포스) 부팀장으로 대통령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는 실무작업을 맡았고 이후 2022년 5월 대통령경호처장으로 임명돼 2년 이상 대통령 경호 업무를 총괄했다. 지난 8월 김 전 장관 지명 당시 대통령실이 "군 통수권자의 의중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기에 국방부 장관으로서 적임자"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최 후보자가 김 전 장관과 가깝게 지냈다고는 하지만 윤 대통령과의 관계에 비할 바는 못 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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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계엄선포 요건 강화를 골자로 한 서울의봄 4법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선원, 김병주, 김민석 의원, 수어통역사, 부승찬 의원. 2024.9.2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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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윤 대통령이 계엄을 준비하고 있다고 의심하게 된 배경도 김 전 장관이 엮여 있었다. 4성 장군 출신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지난 8월15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김 전 장관 지명에 대해 "친정 체제가 구축되면 (계엄이) 쉽게 결정될 수 있다"며 이른바 '충암파(충암고 출신) 계엄 준비설'을 주장했다. 야당은 충암고 출신이 군내 핵심 정보라인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고리로 삼았다. 실제 계엄령을 건의한 김 전 장관을 비롯해 과거 보안사령부 역할을 하는 국군방첩부대의 여인형 중장, 첩보부대 777사령부의 박종선 소장이 충암고 출신이다.

이에 앞서 김 전 장관은 경호처장이던 지난해 3월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특수전사령관과 공관에서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중 이 사령관과 곽 사령관은 이번 계엄 당시 병력을 동원하며 계엄선포 이후 국회를 장악하기 위해 실질적 행동에 옮긴 지휘관들이다. 곽 사령관이 이끄는 특전사 예하 707특수임무단, 제1공수특전여단과 이 사령관이 지휘하는 수방사 군사경찰특수임무대가 국회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장관이 고교 동문을 중심으로 계엄 실행에 핵심적인 인물들을 관리해왔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날 윤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을 교체함으로써 향후 계엄선포 준비 및 실행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진석 비서실장은 이날 최 후보자를 소개하면서 "상관에게 직언할 수 있는 소신도 겸비해 군 내부에서 두터운 신망을 가지고 있다"고도 소개했다. 전임자와는 달리 대통령에게도 '할 말은 할 수 있는 인사'라는 점을 에둘러 강조했다는 해석이다.

한편 국회 국방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전체회의에 김 전 장관을 출석시켜 비상계엄 관련 긴급 현안질의를 하려 했지만, 윤 대통령이 전격 면직시키면서 김 전 장관은 불출석했으며 차관이 대참했다. 윤 대통령 입장에서 이번 비상계엄 사태를 주도한 검 전 장관이 국회에 출석할 경우 여파가 더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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