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6 (목)

김종대 "경찰의 우왕좌왕 덕에 尹 쿠데타로부터 민주주의 지켰다"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명선 기자(overview@pressian.com)]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경찰의 국회 출입 통제를 지시한 주체가 누군인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경찰의 지휘체계 혼선이 윤 대통령을 비롯한 '친위 쿠데타'로부터 민주주의를 지킨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군사전문가인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5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12월 3일 밤) 군의 지휘체계 혼선 못지않게 경찰의 지휘체계 혼선도 아주 극심했다"며 "(이 같은 혼선이) 한국 민주주의를 지킨 또 하나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역설했다.

김 전 의원은 "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어떤 시나리오다.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이 지방경찰청의 경력을 지원받아서 대규모 경찰 병력을 통제하는 걸로 비상계획이 돼 있었다"며 "계엄의 또 다른 일환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의 비상계획에 대해 "올해 4월 그 준비가 끝나 있었다"며 "전국 경찰에 '갑호비상령'을 선포해 전국 경찰들(에게) 출동 대비 태세를 하달하고 거기서 서울청장이 지휘하는 대로 지방경찰청장 경력을 배속 받아서 대규모인 인력으로 국회를 봉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계획에서는 전 경력 출동 대기 명령인) 갑호비상령이 필수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그러나 "기묘하게, 이런 계획을 올해 초에 다 마련해 놓고도 정작 경찰청장의 역할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 그 (비상)계획이 실행(되던) 중에 조지호 경찰청장이 '무슨 갑호비상령이냐. 내가 동의하지 않는데 무슨 비상령이냐. 그리고 국회의원들 들어간다 그러는데 들여보내줘라'(라고) 제동을 걸면서 서울청장한테 (국회 통제) 지시를 했다"고 했다.

그는 "그러니까 서울청장은 (조 경찰청장과 비상계엄사령관) 2명한테 지시를 받는 것"이라며 "'어느 명령에 따라야 되는 것인가'(를 두고 혼선을 빚었다). 그래서 국회 상황을 보면 봉쇄하다 풀어줬다 봉쇄하다 풀어줬다 이걸 계속 반복하면서 경찰이 우왕좌왕 했다"고 부연했다.

김 전 의원은 "(경찰 측 혼선으로)지원 병력이 안 오고 듬성듬성 서 있으니까 (국회 관계자들이) 다 담(을) 넘어가고 우원식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다 담 넘어서 (들어)갔다"며 "그 다음에 갑호비상령도 무효화되고 이렇게 되니까(되면서) 국회 봉쇄가 실패로 끝났다"고 분석했다.

김 전 의원은 또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12.12 사태 등 과거 군사정권 시절의 쿠데타와 비교되고 있는 데 대해 "(전두환의 쿠데타는) 일종의 역성 쿠데타"라며 "지금은 친위 쿠데타다. 성격이 정반대"라고 꼬집었다.

김 전 의원은 "친위 쿠데타는 그렇게 많은 병력(을) 동원 안 해도 성공할 수 있다. 상대편(에) 무력이 없고(기 때문이다)"라며 "반면에 역성 쿠데타는 상대방 무력이 존재하기 때문에 압도적 무력으로 누가 먼저 빨리 점령하느냐 게임이 되지만, 친위 쿠데타는 그렇게 안 해도 성공한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을 비롯한 계엄 세력이) 상대방 국회가 비무장 세력이니까, 간편하게 친위 쿠데타는 이런 극비 계획을 짜도 된다고 봤던 것"이라며 "정부와 군, 경찰 내에서 동의를 안 받고 극소수 일파가 저지르다 보니까, 이것이 (아무리) 친위 쿠데타라 하더라도 점점 더 성공하기 어려운 시나리오로 갔다"고 분석했다.

프레시안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12월 3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 출입문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 전 의원이 말한 경찰 측의 대응 혼선은 경찰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서도 실제로 확인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전날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3일 밤 10시 29분쯤 윤 대통령의 긴급 담화 직후 국회 인근에 5개의 기동대를 배치했다. 조 경찰청장이 김 서울청장에게 "국회 주변의 안전 조치를 강구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이후 밤 10시 46분쯤 김 서울청장은 돌발 사태를 우려해 국회 안으로 진입하려는 시위대 등을 차단했다.

당일 밤 11시쯤 박안수 계엄사령관 명의의 포고령이 발표됐다. 그러나 김 서울청장은 6분 뒤 통제 지시를 번복하고 국회의원과 기자 등의 신분을 확인한 뒤 출입을 허했다. 김 서울청장이 출입을 허용한 시간은 약 30분 가량이었으며, 의원 중 상당수가 본회의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에 4일 오전 1시 의원 190명이 참석한 가운데 190명 전원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됐다.

한편 5일 국회 행안위와 국방위 현안질의에서 나온 답변을 종합하면, 김 장관의 지시는 계엄사령관과 경찰청장 및 서울청장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조 경찰청장은 경찰의 국회 출입 통제 지시와 관련해 "계엄사령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으며, 박 계엄사령관은 김 장관의 지시로 국회에 경찰력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이명선 기자(overview@pressian.com)]

- Copyrights ©PRESSia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